신부가 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우리나라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텔레비전을 잘 보지 않던 저 역시 “너무 재미있다”라는 다른 신부의 말을 듣고 한두 번 보고 나서는 월요일과 화요일 저녁에는 외출하지 않고 텔레비전 앞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저를 포함해서 그 당시의 사람들은 아무리 바빠도 이 시간을 내려고 노력했고, 결국 끝까지 본방사수를 하면서 보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가 끝난 뒤에는 드라마의 원작 소설까지 사서 읽는 열정까지 가지면서 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지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그 뒤에는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나온 영화를 사람들은 찾아보았습니다. 이렇게 드라마의 영향력은 사람들에게 너무나 컸습니다.
그때를 기억하면서 주님을 섬기는 우리 마음을 떠올려 봅니다. 기도 시간이 간절하게 기다려지면서 철저히 본방사수(정해진 시간에 기도하기)를 하고 있습니까? 또 주님과 만남이 너무나 좋아서 주님을 더 알기 위해 주님과 연관된 책을 계속해서 보고 있나요? 더불어 주님을 따르는 사람(성인·성녀)의 모습을 닮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드라마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지만, 주님께 대한 열정은 너무나 부족한 우리는 아닐까요?
주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면서,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죄를 고백하여 죄의 얼룩을 모두 씻지 않는 한 아무도 하느님의 은총을 받을 수가 없으므로, 먼저 회개하라고 했던 것입니다.
이 주님에 대한 응답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의 모습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부르심을 받자마자 곧바로 그물을 버렸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세상 것에 대한 열정보다 주님께 대한 열정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육적인 행실, 물질적 재산, 육신의 부모라는 세 가지 애착을 주저하지 않고 버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과연 어디에 열정을 보이는지를 다시금 생각해봐야 하겠습니다. 주님께 대한 열정을 키워나갈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많아집니다. 그리고 늘 설렘을 가지고 이 순간을 기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늘 나라에서의 영원한 생명에 대한 기대감이 지금을 더욱더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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