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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1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2-17 조회수 : 307

어떤 때는 글이 한 자도 써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미리미리 준비하려고 합니다. 그 준비가 바로 메모입니다. 매일 새벽마다 묵상 글을 쓰고 있지만, 사실 미리 써 둔 메모가 있어서 가능합니다. 만약 생각날 때마다 써두는 메모 없이, 새벽에만 묵상 글을 쓴다면 아마 1년이면 소재가 없어서 그냥 끝을 맺고 말았을 것입니다.

준비 작업이 중요합니다. 묵상을 적은 메모, 평소에 읽던 책을 통한 메모, 일상의 삶 안에서 체험한 일에 대한 메모 등의 준비 작업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20년째 새벽 묵상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입니다.

준비는 우리의 일상 안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해 평상시에 공부를 미리 하는 것이 준비이고 운동 시합을 위해 많은 연습을 하는 것이 준비입니다. 자신의 분명한 목표가 있다면 준비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빼놓지 말아야 할 준비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바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준비입니다.

하느님이 좋다고 말하면서도 말로만 그칠 때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분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야 한다고는 말하면서도 하느님께 대한 믿음은 없습니다. 선심 쓰듯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셔야 믿겠다고 말하고, 남이 받은 은총과 사랑에 대해서는 시기와 질투로 마주합니다.

바리사이들이 와서 예수님과 논쟁을 벌입니다. 자신들이 예수님을 믿을 수 있도록 표징을 보여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제까지 이미 많은 표징을 보여주셨고 이에 대한 풀이도 계속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또 다른 표징을 보여달라는 것입니다. 아마 표징을 보여주면, 또 다른 표징을 보여달라고 계속 요구하지 않을까요? 믿지 않는 데에서는 어떤 표징을 봐도 받아들일 수가 없는 법이니까요.

주님께 대한 믿음이 전혀 없는 바리사이였습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주님께서는 그들을 버려두신 채 다시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셨다고 복음은 전해주고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믿음 없는 사람들과 굳이 함께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었을까요? 그 나라에 들어가야겠다는 분명한 목표는 있습니까? 세상일에만 집중하면서 하느님 나라에 대한 표징보다는 이 세상을 편하게 살 그래서 자신을 깜짝 놀라게 할 일만이 이루어지길 주님께 청하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주님께서 우리를 떠나시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언제나 함께해야 주님 안에서 하느님 나라의 기쁨을 누릴 수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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