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2월 1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2-18 조회수 : 280

도박중독에 빠졌던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솔직히 도박, 마약, 알코올 중독에 빠진 사람을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여기에 푹 빠지게 되면 모든 것을 잃지 않습니까? 돈, 명예, 가족, 친구 등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그런데도 여기서 빠져나오기란 참으로 쉽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중독에서 얻는 쾌락이 너무나 강렬하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적인 희열을 맛보기 위한 생각에 장기적인 행복은 전혀 보이지 않게 되지요. 결국, 순간적인 희열은 얻었지만, 곧바로 장기적인 행복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독된 사람은 원래 의지가 약한 사람일까요?

어떤 분은 평생 성실하게 일하다가 재미로 한두 번 도박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은퇴 자금을 모두 잃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분이 원래 의지가 약한 분이 아니었습니다. 직장 안에서 남다른 의지를 보이는 존경받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렇게 누구나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중독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 우리입니까? 그래서 늘 자신을 스스로 성찰하면서 조금도 틈을 보여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죄에 빠질 기회를 조금도 줘서는 안 됩니다.

바리사이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라고 하십니다. ‘누룩’은 나중에 어마어마한 효과를 내는 작고 감추어진 것을 뜻합니다. 그것은 마치 밀가루 반죽에 들어가 서서히 부풀어 오르게 하는 눈곱만한 효소와도 같습니다. 누룩을 통해 바리사이와 헤로데의 위선을 경고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이 ‘누룩’이라는 단어 때문에 빵이 없다고 수군거립니다. 주님의 뜻을 알아채지 못하고, 이 순간 빵이 없다는 걱정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일을 떠올리는 동시에 다가올 일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도록 그분은 빵의 갯수와 배불리 먹은 사람들의 수를 특별히 되새겨 주시기까지 하십니다. 주님께서 함께 계셨던 일들을 떠올리면서 걱정보다는 희망을 간직하면서 힘차게 살 수 있도록 하신 말씀인 것입니다.

걱정도 또 하나의 중독입니다. 그래서 이 중독에 빠진 사람은 습관적으로 매 순간 걱정을 하고 또 좌절에 빠집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주님을 생각할 수도 없고, 주님과 함께 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빠져야 할 중독은 언제 어디서나 주님과 함께 하는 중독이 되어야 합니다. 영원한 만족을 주시는 주님께 중독되는 것은 우리를 큰 기쁨과 행복의 길로 이끌어줍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