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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1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3-16 조회수 : 311

언젠가 방송에서 표정만 봐도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한 전문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표정을 통해 상대방의 의도를 어느 정도 눈치챌 수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판단이 무조건 맞을까요? 만약 그 확률이 100%가 되지 않는다면 표정을 통해 판단하는 것도 정확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미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백인 사복경찰 4명이 잠복을 하던 중에 ‘기니’에서 이주해 온 22세 흑인을 총으로 쏘아 죽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청년은 전혀 죄가 없었고 어떤 혐의도 없었습니다. 단지 백인 사복경찰 4명을 보고 겁을 먹은 표정을 지었다는 것, 또 그 4명을 강도로 생각해서 자신의 지갑을 꺼내주려다가 총에 맞은 것입니다.

백인 사복경찰은 자신들을 보고 겁을 먹었다는 사실에 용의자로 생각했던 것이고, 지갑 꺼내는 것을 총 꺼내는 것으로 오인해서 총을 쏜 것이었습니다.

판단의 오류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겉모습을 보고서 그 사람의 의중을 알 수 있다는 것 역시 틀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판단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블링크’의 저자이자 사회 심리학자인 글래드 웰은 말합니다.

“우리가 순간적으로 결정을 내릴 때는 고정관념과 편견에 정말 취약해진다.”

예수님에 대한 이스라엘 사람들의 고정관념과 편견도 지금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유대인들은 그리스도에 관한 예언들이 거룩한 예언자나 아주 비범한 인물에게서 이루어지리라고 믿고 있었지요. 따라서 예수님의 그 모든 말씀과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그 그릇된 확신을 깨뜨리십니다. 그래서 엘리야가 사렙타 과부에게만 갔고, 엘리사가 시리아 사람 나아만만 고쳐주었다고 하십니다. 주님의 이 말씀은 완고한 이스라엘 대신 장차 당신을 맞아들여 치유 받을 다른 민족들의 교회를 가리킵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사람들은 처음에는 놀랐다가 나중에는 격렬한 분노를 느낍니다. 자신들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뜨리는 이 말씀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은 질투 때문이었습니다. 별로 특별하지도 비범하지 못하다고 생각한 나자렛 사람 예수님을 따르는 많은 이들을 보면서 질투를 갖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님의 일을 함부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자그마한 우리 머리를 뛰어넘는 주님의 일에 겸손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모습. 이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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