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3주간 월요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루카4,24)
'들음과 비움으로부터 오는 구원!'
예수님께서 시돈 지방 사렙다의 과부와 나병 환자 시리아 사람 나아만을 언급하시면서, 당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고향 사람들의 모습을 지적하십니다.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은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루카4,22b) 하면서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예수님의 말씀도 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곳에서는 많은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언급하신 시돈 지방 사렙다의 과부는 하느님으로부터 파견된 엘리야 예언자의 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병환자였던 시리아 사람 나아만은 어린 소녀의 말을 듣고, 엘리사 예언자의 말을 들었습니다.
이 들음으로 그들이 구원을 받았습니다.
들음으로부터 오는 구원이 이루어지려면 반드시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비움'입니다.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은 예수님에 대해 알고 있다는 선지식(先知識)을 비우지 못했고, 이 선지식이 선입견(先入見)이 되어 그들 구원의 결정적 장애가 되었습니다.
알고 있다는 것은 좋고 유익한 것이지만, 때로는 이처럼 구원의 결정적 장애물이 되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더 큰 사랑과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하느님에 대한 나의 선지식이 비워져야 합니다. 그래야 지금 나에게 오시는 주님을 만날 수 있고,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내려 놓는 만큼, 비우는 만큼 채워주십니다. 이 채워짐이 바로 성령이고, 성령 안에서 누리는 평화와 기쁨입니다.
어머님의 선종이 많은 것을 내려놓게 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님의 죽음이 저에게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가 되었습니다.
내 것을 내려 놓고,
주님의 말씀과 너의 말을 더 잘 듣는 하느님의 자녀들, 그래서 늘 오늘이 구원의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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