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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30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3-30 조회수 : 304

3월 30일 [사순 제5주간 월요일] 
 
복음: 요한 8,1-11: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돌을 던져라 
 
유대인들이 주님을 시험하려고,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이렇게 말한다. “스승님, 이 여자가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모세는 율법에서 이런 여자에게 돌을 던져 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습니다. 스승님 생각은 어떠십니까?”(4-5절) 그들은 속임수를 가지고 이러한 말로 주님께 접근하고 있다. 이 말에는 교묘하게 함정을 만들어 예수님을 고소하여 없애려고 하고 있다. 
 
예수님께서 만일 여자를 돌로 치라고 하셨으면, 그들은 예수님께서 한결같이 가르치던 사랑을 잊었다고 비웃었을 것이고, 돌을 던지지 말라고 하셨으면, 예수님께 노여움을 드러내며, 율법과 반대되는 사악한 행동을 하는 자라고 당당하게 단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분이 어떤 말씀을 하실지 미리 짐작한다는 것은 그들의 능력으로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눈먼 사악함이 “의로움의 태양”(말라 3,20)의 길을 방해하여 세상에 빛을 비추지 못하게 하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몸을 굽히시어 손가락으로 땅에 무엇인가 쓰기 시작하셨다.”(6절) 예수님은 대답은 하지 않으시고 몸을 굽혀 땅에다 무엇인가를 쓰신다. 아마 그 여자를 단죄하라고 죄인들인 그들이 그 여자를 데려 왔으나, ‘너희부터 단죄를 해야겠다,’고 하시는 것 같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계속 예수님의 말씀을 강요한다.
그들은 율법에 따라 여자를 돌로 쳐 죽이고 싶었던 것이다. 예수님의 그 손가락은 돌에다 율법의 십계명을 쓰신 분임을 알려주시고 계시다. 
 
이 행동은 또한 “당신에게서 돌아선 자는 땅에 새겨지리이다.”(예레 17,13)는 말씀과 같이, 지금 여자를 고발하는 자들과 죽을 운명으로 태어난 모든 이의 죄를 땅에 기록하고 계셨던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루카 10,20) 하셨다. 그러니 이런 사람들의 이름은 하늘이 아니라, 땅에 기록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아무 열매도 맺지 못하는 돌에 새기는 것이 아니라, 열매를 맺는 땅에 쓰일 때가 왔음을 나타내는 것일 것이다. 
 
죄를 용서하러 오신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7절) 예수님은 그들의 함정을 아시고 그 함정에 빠지실 수 있는 분이 아니다. 그들은 이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너희가 심판하는 그대로 너희도 심판받을 것이다.”(마태 7,2) 그들은 주님을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양심은 있었다. 그들은 혼란에 빠져 서로 마주 보기도 불편한 듯, 나이 많은 사람으로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하나씩 모두 떠나갔다고 한다. 예수님께서 다시 땅에 무엇을 쓰신 것은 그들이 도망칠 시간을 주시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자비의 눈길을 보내신다. “여인아, 그자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단죄한 자가 아무도 없느냐?”(10절) 그 여자는 “선생님, 아무도 없습니다.”(11절)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겠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11절)고 하신다. 그 여자를 단죄하는 사람들은 없어졌지만, 그 여인은 예수님께 자신의 죄를 고백하였다. “아무도 없습니다.”라고 하면서이다. 주님께서는 그 여자를 그렇게 단죄하셨다. 그러나 그녀의 죄를 단죄하신 것이다. 
 
이 복음을 통해서 우리는 과연 이웃의 잘못을 어떠한 눈으로 보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성급히 판단하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도 심판받지 않는다.”(마태 7,1)라는 말씀과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마태 7,3-5)는 말씀을 기억해야한다.  
 
그리고 잘못한 자가 회개하여 잘 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진정한 용서는 또 한 번의 기회를 주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시는 죄짓지 마라.”고 하셨다. 하느님 앞에 설 때까지 우리는 완성되지 못한 존재이다. 항구하게 우리 자신을 정화해 가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주님께 은혜를 청하자. 
 
(조욱현 토마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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