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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1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4-01 조회수 : 308

“머리가 좋다고 해서 다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그걸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머리가 아주 좋으면 최고의 선뿐 아니라 최고의 악을 실현할 수도 있다.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은 옳은 길로만 간다면, 너무 서두르다가 길을 잃는 사람보다 더 멀리 갈 수가 있다.”

이 말은 위대한 근대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의 말입니다. 사실 우리는 머리가 좋아야 올바른 판단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오히려 최고의 악을 실현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독재로 많은 사람을 고통 속으로 이끌었던 독재자들을 떠올려 보십시오. 역사 속에서 온갖 악행을 저질렀던 사람 역시 머리는 너무나 좋았던 사람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희망과 좋은 모범을 보여줬던 인물은 머리에 상관이 없었습니다. 그저 자신의 자리에서 천천히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면서 ‘선’을 실천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머리 좋은 것을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꾸준히 ‘선’을 실천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을 부러워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세상 사람은 머리 좋은 것이 커다란 복을 받은 것처럼 착각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머리가 너무 좋으신 것 같아요.”라고 말하면 칭찬일까요? 악담일까요? 머리가 좋아서 악으로 기울어진 사람이 많다는 것을 기억하면, 이 말을 악담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열이면 열 모두가 악담이 아닌 칭찬으로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라고 유다인에게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머물다’라는 의미를 묵상해 보았으면 합니다. 주님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 먼저 주님께 가는 것이 일 번이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머무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온다면, 듣는다면, 찬양한다면 등의 단어가 아니라 ‘머무르면’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십니다.

이 머문다는 것은 땅에 뿌리를 내린 나무처럼 주님께 박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커다란 나무는 쉽게 뽑을 수가 없습니다. 땅속 깊이 뿌리가 박혀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주님께 박혀 있는 상태가 ‘머무르는’ 상태입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믿음입니다. 유다인들은 아브라함의 자손임을 말하면서 아브라함과의 관계를 지나치게 자랑하고 있지만, 이 관계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음을 가르치면서 그 관계를 차례차례 벗겨 내십니다. 즉, 혈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행실이 중요합니다.

주님께서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만이 참된 자유를 주시는 우리의 구원자 그리스도이십니다. 이분께 믿음으로 머무는 사람은 볼 수 없는 것을 믿게 되어 진정으로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우리의 믿음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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