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남자 목욕탕 탈의실에 갑자기 많은 사람이 우르르 몰려와 여기저기에서 저마다 옷을 갈아입는 번잡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옷장과 바닥에는 많은 사람의 옷가지와 소지품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지요. 그런데 그 소지품들 사이에서 휴대전화 하나가 계속 울립니다. 하지만 휴대전화 주인이 듣지 못했는지, 아무도 받지 않고 계속 울릴 뿐이었습니다.
잠시 뒤, 어느 남자가 급하게 전화를 받습니다. 상대방의 목소리가 휴대전화가 밖으로 크게 들렸는데, 이런 대화였습니다.
“아빠! 나 게임기 사도 돼? 저번에 사준다고 했잖아.”
“그래, 사.”
“아빠! 스마트폰도 바꾸고 싶은데 사도 돼?”
“알았어. 그렇게 해.”
사람들은 당연히 아빠와 아들의 대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전화를 끊은 이 남자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합니다.
“이 휴대전화 주인 누구세요?”
주인도 아니면서 전화 속의 아이와 이렇게 말해도 되는 것일까요? 그런데 지금을 사는 우리도 그렇게 보입니다. 즉, 세상의 주인도 아니면서, 주인인 척 살고 있습니다.
라자로가 되살아난 뒤 예수님을 믿게 된 사람도 많았지만, 여전히 의심하는 사람도 많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의심하는 사람은 당시의 종교지도자들이었습니다. 그 의심의 첫 번째 이유는 시샘입니다. 예수님 전에는 온전히 백성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당시의 종교지도자들이었지요. 그 사랑과 존경이 이제 예수님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의심의 두 번째 의심은 불신이었습니다. 예수님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했던 이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자주 찾아가 표징을 요구하기도 하고, 설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신들이 지키는 율법에 대한 새로운 계명인 사랑을 내놓으면서, 이들을 향해 위선자라면서 꾸짖기도 하십니다. 이런 예수님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마지막은 로마로부터의 공격이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로마 체제 안에서 유지되는 자기들 나라의 한시적 권한과 성전에 의지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백성이 예수님 주위에 모이면 모일수록 로마는 반역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의심을 하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지금까지 부분적으로나마 가지고 있는 자유를 모두 잃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주님을 믿지 못하고 의심했던 모습은 스스로가 주인인 척했던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도 주님을 믿지 못하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주님을 세상의 관점으로 바라봐서는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주님의 눈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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