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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12일 _ 남승용 십자가요한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4-12 조회수 : 297

부 활! 


주님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알렐루야!”

 

2020년 부활 인사를 나누는 우리의 마음 한편에는 팬데믹(감염병 세계 유행)으로 선언된 코로나19’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감염병으로 힘들어하고, 고통받는 전 세계 모든 이에게 부활하신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진실로 기도드립니다.

 

은총의 사순 시기를 시작할 당시(2월 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공동체 미사와 집회, 교육이 중단되었습니다. ‘교회(敎會)’라는 단어의 뜻처럼 주님의 이름으로 함께 모여 기도하고, 친교를 나누고, 사랑을 실천하며, 봉사할 수 있었던 신앙공동체의 모습이 불가능해졌습니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성사생활과 신앙(공동체)생활을 할 수 없다는 박탈감이 더 큰 시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그리스도인들은 각자 삶의 자리에서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기도, 단식, 사랑의 실천으로 사순 시기를 보냈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마음으로 부활을 준비하셨던 여러분들 모두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하셨으리라 믿습니다.

 

부활의 기쁨을 나누는 복된 날! 교회는 예수님께서 묻혀 계신 무덤 이야기를 합니다. 하느님의 권능으로 인해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지고, 그곳에 묻혀있던 예수님의 고통, 죽음, 그리고 시신이 사라집니다. 무덤엔 예수님을 감쌌던 아마포와 수건만 남아있을 뿐이었습니다(요한 20,6-7). 빈 무덤 자체가 부활의 직접적인 증거는 아니나, 이는 모든 이에게 핵심적 징표가 됩니다. 빈 무덤을 목격한 마리아 막달레나의 증언으로 시작된 부활사건은 오늘까지 재현되고 있습니다. ‘시몬 베드로와 다른 제자도 마리아 막달레나의 외침을 듣고 빈 무덤을 목격합니다. 제자들이 빈 무덤을 발견한 것은 그리스도의 부활 사실을 인정하는 첫걸음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640항 참조).

 

스승님을 잃은 제자들은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우리와 같이 당연하다고 여겼던 삶을 한순간에 잃었습니다. 상실의 그 순간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남으로써, 모든 것이 기쁨으로 변하게 됩니다.

당연하다고 여기는 일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불가능해질 때, 우리는 무기력하게 됩니다. 매주 봉헌하던 주일미사’, 매년 맞이하던 주님 부활 대축일을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드리고 있지는 않았습니까? 예수님께서 부활하실 것을 이미 알고 있으니, 주님 수난을 맞이하는 마음도 덤덤하지는 않았는지요?

모든 미사 때마다 빵과 포도주가 성체와 성혈로 축성되면서, 예수님께서는 매번 우리의 파스카 양으로희생되십니다(1코린 5,7). 겟세마니에서 십자가의 죽음을 받아들이시기 위해 피땀 흘리며 기도하셨던 예수님의 마음(마태 26,39)처럼, 절실한 마음으로 우리도 주님과 같이 기도드려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우리 모두에게 부활하신 주님께서 함께하시기를 바랍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말씀하신 대로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마태 28,5-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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