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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1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4-18 조회수 : 298

국가 간 축구 경기를 하고 있습니다. 피파 순위 세계 131위인 나라와 세계 4위인 나라가 경기를 한다면 어느 나라가 이길 확률이 더 높을까요? 물론 각본 없는 드라마가 스포츠 경기라고 하지만, 그래도 세계 4위인 나라가 손쉽게 이길 것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세계 131위인 나라가 이겼습니다. 이 나라는 예선에서 피파 순위 7위인 포르투갈과 비겼고, 유럽의 강호 오스트리아를 2:1로 이겼습니다. 그리고 지금 피파 순위 4위인 잉글랜드를 16강에서 꺾는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바로 아이슬란드 이야기입니다. 2016년 유로 남자 축구 토너먼트에서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아이슬란드는 1년 내내 빙하로 뒤덮인 화산섬으로 축구 시즌이 가장 짧고, 인구 33만에 불과해서 축구를 할 수 있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당시의 축구 감독이 치과 의사를 겸할 정도였습니다. 더군다나 세계적인 슈퍼스타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파란을 일으킨 것은 단순히 운이 아니었습니다. 공동체의 힘이었습니다. 실제로 뛰어난 사람으로만 구성된 공동체보다 부족하지만 서로 유기적인 협조가 이루어지는 곳이 훨씬 더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실험 결과도 있습니다. 즉, 개인보다 공동체가 중요합니다. 

주님께서 공동체를 만드셨던 이유를 묵상해 보십시오. 그것도 당대에 내로라하는 뛰어난 사람은 모두 배제하셨던 것은 자기 자신만을 드러내는 것보다 함께하는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개인의 능력보다 공동체의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상 죽음 이후 제자들은 하나 되는 공동체를 이루지 못합니다. 그들은 도대체 믿지를 못합니다. 여자에게 나타나셨다는 이야기에도, 시골로 가고 있는 제자 두 사람에게 나타나셨다는 말씀을 듣고도 믿지 못합니다. 주님의 부활은 이미 제자들에게 예고하셨던 말씀이었지만, 믿지 않습니다. 

하긴 제자 중에서 예수님을 팔아넘긴 배신자가 나왔기 때문에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원하는 모습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지요. 불신과 완고한 마음으로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존재 그래서 서로를 더욱더 성장시키는 공동체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 앞에 발현하신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십니다. 믿음 없음은 주님께서 만드신 공동체의 붕괴를 가져올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부족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만드신 교회라는 공동체가 필요하고, 이 교회를 통해서 우리는 성장하게 됩니다. 따라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통해 우리는 공동체 안에서 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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