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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19일 _ 윤동출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4-19 조회수 : 319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오늘 복음 말씀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제 자들에게 나타나신 일을 전하는 성경의 한 대목 입니다. 다른 사도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뵙고 주님의 부활을 믿었지만, 그 자리에 없었던 토마 스 사도는 자신이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지 않 고는 주님께서 부활하신 것을 믿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그러한 토마스 사도에게 예수님께서 다 시 오시어 말씀하십니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 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토마스 사도의 의심과 불신앙의 모습을 생각 하면서, 철없는 생각을 해본 일이 있습니다. 만일 예수님께서 2000년 전에 오시지 말고 조금만 참 으셨다가 인터넷과 영상기기들이 발달된 요즘에 오셨더라면, 예수님의 말씀 기적 등을 생동감 있 게 전 세계에 방영해서 모든 사람이 믿도록 할 수 있을 텐데….

그런데 이렇게 하면 정말 모든 사람이 하느님 을 믿고, 그분의 가르침을 생활화하면서 지상 천 국을 이루어 갈 수 있을까요? 그것은 신앙인들에 게 있어서도, 더 뜨거운 논란과 혼란을 가져올 뿐 신앙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합니 다. 왜 그럴까요?


우리는 20세기에 들어서 성모님께서 세계 곳 곳에 발현하신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두고 ‘가짜다’, ‘편집된 자료다’, ‘근거 가 없다’, ‘조작’이라고들 합니다. 이런 주장들은 교회 밖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교회 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관련 영상이 공개 되 고 나서 신자들의 신앙과 생활이 쇄신되었을까 요? 그렇지 않습니다. 몇몇 의로운 사람들에 의해 서 신앙의 쇄신이 있었지,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그냥 보고 지나가는 다큐멘터리에 지나지 않았습 니다.


그래서 믿으려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어떤 기 적도, 표징도 소용이 없는 것이고, 반대로 믿으 려 하는 사람에게는 굳이 여러 가지 기적과 표징 을 보고 듣지 않더라도 주님의 말씀 한마디면 충 분한 것입니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을 보고서 믿는 날이 올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떠난 날이 바로 그날입니다. 어떻게 하느 님 앞에 서서 하느님을 믿지 못하겠습니까? 그런 데 이것은 믿음이 아니라 사실 확인에 지나지 않 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보지도 않고 믿는 사람 은 복된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을 보지 않 고 믿음으로 고백하는 사람들은, 이미 하느님의 뜻과 가르침을 따라서 한 생애를 살았기 때문입 니다.


오늘 토마스 사도의 불신앙을 꼬집으시는 예 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우리 자신이 가고 있 는 신앙 여정을 다시 성찰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윤동출 프란치스코 신부(동백성루카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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