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4주간 토요일>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요한14,14)
얼마 전 꿈을 꾸었습니다.
그 꿈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꿈은 제가 죽은 꿈이었습니다. 살아있는 또 다른 내가 죽은 나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 죽지 않았는데, 이렇게 살아있는데..." 하면서 말하는 꿈이었습니다. 분명히 내가 죽었지만, 또한 분명히 내가 살아있는 꿈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청하되 '예수님의 이름으로' 청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마음 안에서', '예수님과 하나된 마음 안에서' 청하라는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청하라는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내 안에서 일어나기를 바라시는 예수님의 간절한 바람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믿음'이 아닐까요?
사람에게 집착하지 말고, 보이는 것과 끝까지 나와 함께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집착하지 말고, 지금 여기에서 하느님이신 예수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을 굳게 믿고, 죽음 이후에 반드시 주어질 또 다른 삶, 곧 영원한 삶을 굳게 믿고 희망하는 것이 예수님의 간절한 바람이 아닐까요?
예수님의 간절한 바람이 내 안에서 이루어지기를 청합시다! 그것이 이루어지면 나머지 내가 원하는 것들, 내가 지금 고민하는 문제들도 다 해결되지 않을까요?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요한11,25-26)
나의 믿음이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세속적인 이유로 다른 곳을 기웃거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멋지게 믿고, 이 멋진 믿음이 너에게로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땅끝까지 구원을 가져다주도록 내가 너를 다른 민족들의 빛으로 세웠다."(사도13,47)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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