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저의 형 누나들이 학교에서 받아오는 많은 상장들을 보면서 저 역시 그런 상장을 많이 받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형 누나들처럼 항상 시험 성적도 좋을 것으로 생각했지요. 그래서 하루빨리 학교에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드디어 8살이 되어, 어머니 손을 잡고 왼쪽 가슴에 손수건을 붙이고 학교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저의 예상과 달리 많은 상장을 받을 수도 없고, 또 좋은 성적 받기도 쉽지 않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한 반에 70명이 넘는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저는 너무나도 평범했습니다. 더군다나 한글도 아직 제대로 모르는 저로서는 학교 문의 문턱은 너무나도 높아 보였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자신감은 줄어만 갔고 학교 가기가 싫어졌습니다.
지금은 그때를 떠올리며 “어렸으니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성인 역시 마찬가지임을 깨닫습니다. 자신 안에 자신감이 사라질 때, 남들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 얼마나 많이 좌절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습니까?
포기하면 그것으로 끝이지만, 그래도 다시 시도하면 또 다른 미래를 만들 수가 있는 법입니다. 실제로 어떤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되면 뇌 손상을 가져오게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오는 두려움에 따른 포기, 자신감이 없다고 포기, 관심이 없다고 포기하는 우리의 모습이 낯설지 않게만 느껴집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들의 이런 모습을 원하시지 않습니다. 하느님 나라라는 희망을 간직하면서 지금, 이 순간을 힘차게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이제 안 계실 것이라는 사실과 그들을 기다리는 고통스러운 일에 관한 생각으로 마음에 근심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예수님의 부재를 눈으로 믿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믿는 사람에게는 커다란 축복이 주어질 것입니다. 이 축복이 바로 ‘성령’이었습니다.
성령께서는 세상이 단죄한 구원자의 이름으로 놀라운 일들을 행하심으로써 의로움에 관한 그릇된 생각을 밝히실 것입니다. 즉, 주님을 단죄했던 유다인들의 잘못을 밝히시고, 주님을 따르는 길이야말로 가장 올바른 길임을 드러내신다는 것입니다.
혹시나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한 마음을 종식하고, 대신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세상에 주님을 증거할 힘을 얻을 수 있기에 성령께서 우리에게 오시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여전히 주님의 뜻을 따르는데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우리입니다. 그렇다고 그 뜻을 실천하는 것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성령께 우리 자신을 맡기며 힘차게 주님의 길을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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