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4일 [주님 승천 대축일]
오늘의 주제는 ‘천상’이다. 이 ‘천상’은 시공의 제한을 벗어나 우리와 더욱 친밀한 일치를 이루는 그분의 존재 양식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제부터 그분은 우리와 더 친밀히 일치하시고, 그러기에 ‘그분이 가신 데로’ 우리도 따라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므로 ‘천상’에 대한 향수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순수한 마음으로 그리스도를 그리워하며 그분의 영광스러운 생명에 결합하고자 하는 여망이다. 그러므로 주님 승천 대축일이 우리를 초대하는 것은, 우리가 모두 ‘천상에 있는 것’에 마음을 두고 추구해야 하지만, 그 때문에 ‘지상에 있는 것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콜로 3,2).
제1독서: 사도 1,1-11: 예수께서는 사도들이 보는 앞에서 승천하셨다.
주님 승천은 이제 막 일어나려 하는 보다 큰 사건의 출발점이다. 예수님은 승천하시고,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 앞에 ‘눈부신 옷을 입은 두 사람’이 나타난다. 이 천사들은 구원의 역사에 개입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표지 역할을 한다. ‘구름’은 예수님을 못 보게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하느님의 특별한 구원 계시의 상징으로 이해해야 한다. 사실 ‘구름’은 일반적으로 신적인 발현의 장면을 묘사하는 데 쓰일 뿐만 아니라, 다니엘서에서는(7,13) ‘종말론적 재림’의 상징과 예고로도 사용된다.(마태 24,30; 1테살 4,17; 14,14-16 참조)
루카는 예수승천을 통해서 종말에 일어날 일에 대해 ‘예고’해 주고 있다. “너희를 떠나 승천하신 저 예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11절). ‘그 모양으로’라는 말은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러이 하늘에 올라가시는 것처럼, 그렇게 오셔서 당신의 ‘통치권’을 확인시키고 온 인류의 역사를 당신 안에 모아들이실 것이다. 그 때문에 주님의 승천은 이별이 아니라 다시 오심에 대한 보증이다. 떠남이 아니라 성령의 활동으로 더욱 위로를 주는 당신의 현존에 대한 약속이다.
복음: 마태 28,16-20: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복음에서도 예수님과 사도들의 마지막 만남을 전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의 관심거리가 되는 것은 마지막 말씀의 ‘선교 사명’이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18절). [마태오는 복음 여러 곳에서 ‘권한’, 즉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권위’에 대해 말한다. “예수께서 가르치시는 것이 율법 학자들과는 달리 권위가 있기 때문에”(7,29), 또는 중풍 병자를 치유하시며 당신께 ‘죄를 사하는 권한’이 있다고 하시고(9,6-7), 성전에서 상인들을 쫓아내실 때 대사제들과 원로들은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누가 당신에게 이런 권한을 주었소?”(21,23)라고 묻는다].
주님께서는 이 권한이 모두 하느님에게서 온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이 권한이 그분의 부활과 함께 그분에게서 충만히 드러난다. 즉 부활은 승천으로 완성되며, 예수님을 성부 ‘오른편에’ 영원히 자리하게 하시어 온 세상의 주님이 되게 하시고 교회의 머리가 되게 하신다. 주님 승천의 의미는 이렇다. 하느님이신 분이 이 세상에 오시어 우리와 같은 사람이 되셨다가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다시 하느님으로 돌아가신 것이다. 즉, 하늘이신 분이 다시 하늘이 되신 것이며, 이제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의 주님이 되신 것을 의미한다. 하느님의 권위를 가지셨다.
예수께서는 이 ‘권위’로 사도들을 파견하신다.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라.”(19절). 사도들을 온 인류를 향해 파견하시는 것이다. 주님의 제자가 되게 하는 것은 신앙 외에 세례와 그분이 ‘명하신’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사도들이 올바른 삶을 살아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세례의 의미는 그리스도의 신비에만이 아니라, 삼위일체의 그 신비 자체에 ‘잠기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부활과 승천으로서 인류가 하느님 아버지의 품 안에 들게 하신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지키는 것’도 똑같은 목적을 지향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받은 세례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순종하여 지상적인 생활보다는 천상적 생활 형태로 삶을 바꾸어 나갈 때 진실한 것으로 증명된다.
이렇게 그리스도께서는 “세상 끝날까지 항상”(20절) 우리 가운데 현존하시면서 하느님 나라를 향한 온 인류의 여정을 이끌어 주실 것이다. 교회는 이렇게 세상의 모든 것을 변화시킬 때까지 자랄 것이다. 이 교회는 지상의 순례를 마치면서 사랑을 통해 실현되는 율법의 의미가 드러나고 생명의 신비가 벗겨지게 되면 사명을 다하고 끝나게 되며,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축복받은 이들만이 예수께서 당신 성령을 통해 미리 마련하신 영원한 나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조욱현 토마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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