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5월 24일 _ 기정만 에제키엘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5-24 조회수 : 342

오늘은 예수님께서 사도들이 보는 앞에서 하 늘로 오르셨음을 기념하는 ‘주님 승천 대축일’입 니다. “하늘과 땅의 권한을 받았다.”(마태 28,18)라는 말씀에서 드러나듯이, 죽음과 부활을 통해 하느님 아버지와 우리를 화해시키신 예수 그리스도께 서 성령 안에서 땅과 하늘로 나누어졌던 우리와 하느님을 하나 되게 하셨음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 구원을 위한 사명을 마 치시고 아버지께로 올라가심으로써, 그리하여 일 치를 이루시는 성령님이 우리에게 보내지심으로써 “모든 면에서 만물을 충만케”(에페 1,23) 하셨음 을 경축하는 날입니다. 

사랑의 원천이며 영원한 생명이신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이제는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을”(사도 1,11) 필요가 없게 된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살아가는 매일의 삶의 자리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그분 안에서, 그분을 향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오래전 하늘로 돌아가신 제 아버지는 6.25 전쟁통에 홀로 남쪽으로 내려오신 실향민이셨습니다. 약주를 드시거나, 같은 실향민을 만나신 날에는 더욱 고향과 부모님을 마음 가득 그리워하셨었습니다. 촛불을 켜고 애절함을 담아 기도하시던 아버지의 뒷모습이 여전히 눈에 선합니다. 간절 하게 보고파 하시던 부모님을 비록 생전에 보시 지는 못하셨고, 꿈에라도 가고 싶던 북녘 고향 땅을 가보시지 못한 채 돌아가셨지만, 그 간절함은 여전히 제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이승에서의 삶을 마감하신 아버지를 하느님께로 떠나보내던 날, 하느님 자비로 아버지께서 그토록 간절히 원하고 바라시던 고향 땅과 부모님을 만나게 해 주십사 기도를 했었습니다. 

가득한 사랑으로 우리와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승천을 통하여 우리와 하나 되고자 하시는 당신의 간절한 뜻을 드러내셨습니 다. 더불어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통해 하 느님과 우리의 하나 됨을 완성해 주실 것도 약속해 주시어 다함 없는 희망 안에서, 우리가 오늘을 당신 안에서 살아가도록 하셨습니다. 하나되고 자 하시는 우리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이 간절함 을 가르쳐주시는 ‘주님 승천 대축일’을 보내며, 이미 우리 안에 계신 하느님과 하나를 이루고자 하는 자녀로서의 우리의 간절함은 어떠한지 돌아보게 됩니다. 

주저하고 망설이는 모습이 아닌 이미 우리와 간절히 하나 되고자 하시는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심을 믿으며, 하느님의 이 간절한 사랑을 우리의 일상에서 만나는 이웃들에게 말과 행동과 삶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굳은 다짐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