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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25일 _ 조명연 토마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5-25 조회수 : 292

모래, 자갈, 철근, 시멘트가 모여 있습니다. 이것으로 무엇을 만들 수가 있을까요? 건축일을 하는 분은 곧바로 아실 것입니다. 단단한 콘크리트를 만드는 재료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런데 이 재료들을 다 섞어도 단단한 콘크리트가 될 수 없습니다. 여기에 중요한 무엇인가를 넣어야 합니다.

바로 ‘물’입니다. 물을 넣어 위 재료들을 잘 섞었을 때, 아주 단단한 콘크리트가 됩니다. 그런데 다른 재료들은 몇 달 뒤에도 다 남아 있지만, 하나는 사라집니다. 이 역시 ‘물’입니다. 물은 원하는 구조물이 굳어지면서 증발해서 사라집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고통이 물의 모습과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통은 내 마음을 더욱더 단단하게 만들어 흔들리지 않게 한 후에는 사라지고 마는 것이지요. 그래서 언젠가 피정 강의에서 들었던 ‘고통이 생기면 오히려 감사하라.’라고 하셨던 어느 신부님의 말씀이 와닿습니다. 그런데 그 누가 고통이 오기를 원할까요? 고통이 없어야 행복하다고, 고통이 없어야 하느님의 은총 속에 사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고통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 안에 담겨 있는 하느님의 특별한 섭리를 분명히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감사하게 될 것입니다. 어느 성인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고통은 은총을 수반한다.’

주님께서는 제자들이 겪을 환난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즉,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두고 저마다 제 갈 곳으로 흩어질 때’가 이미 왔다고 하시지요. 그런데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제자들에게 다가오는 고통스러운 환난의 시간을 도망치라는 의미로 하신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입니다.

평화를 얻는 방법은 도망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세상에 굴복하면서 사는 것도 아닙니다. 주님 안에 머물 때만 평화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주님께서 세상을 이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용기를 내고 주님 안에 머물러 마음에 평화를 지녀야만 합니다.

주님 안에 머물라는 초대는 이 세상과의 싸움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세상은 주님께서 허락하시는 만큼만 힘을 쓸 뿐입니다. 그래서 주님과 하나 될 때 세상과 세상의 모든 반대를 이겨낼 수가 있습니다.

제자들에게 하신 이 말씀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그대로 전해지는 위로와 사랑의 말씀입니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고통과 시련에 대해 피하려는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럴수록 주님과 함께하면서 주님께서 마련하신 특별한 섭리를 깨달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때 주님께서 강조하셨던 평화를 마음 안에서 간직할 수가 있습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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