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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26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5-26 조회수 : 316

5월26일 [성 필립보 네리 사제 기념일] 
 
복음: 요한 17,1-11 : 아버지, 당신 아들의 영광을 드러내 주십시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기 전 제자들을 위해 하신 마지막 기도이다. 이것을 주님의 사제적 기도라고 한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도록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1절) 아들의 영광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십자가의 죽음이며 죽음을 통한 부활이다. 그러므로 십자가의 죽음은 예수님 일생의 정점이며 이미 영광으로 요한복음은 드러내고 있다. 십자가와 “높이 들리심”은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그분은 부활로써 더욱 영광스럽게 되셨다. 
 
예수님의 수난은 그분의 영광보다 치욕을 보여 준 사건이었다. 그러나 그 치욕이 영광이 되었다. 부활의 영광이란 치욕에 대한 상이었다. 이제는 치욕이라는 씨앗을 심을 때이니 열매라는 영광을 늦추지 않게 해달라고 하시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지 못하셨다면 아들도 아버지도 영광스럽게 되지 못했을 것이다.그러나 아버지에 의해 부활로써 영광스럽게 되신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부활을 선포하심으로써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이 기도를 바치신 것이다. 
 
“영원한 생명이란 홀로 참 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3절) 영원한 생명은 굳건한 믿음에서 온다. 하나이신 하느님을 믿고 우리를 위해 사람이 되시고 세상의 구원을 위해 아버지로부터 오신 아들을 믿는 것이다. 그리고 그 믿음이 실천되어 참으로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아들을 아는 것이 영원한 생명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하느님을 안다는 것은 바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맡기신 사명을 완수하심으로써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셨다고 하신다. 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고 부활하셨다. 아버지께 대한 사랑은 십자가 위의 죽음으로 표현되었으며, 그것이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냈으며,그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로 세상이 아버지와 아들을 믿게 되었으니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신 것이다. 그래서 아들은 “아버지, 세상이 생기기 전에 제가 아버지 앞에서 누리던 그 영광으로, 이제 다시 아버지 앞에서 저를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하고 기도하신다. 이제는 “제가 당신 오른쪽에서 누리던 영광을 이제 다시 누리게 될 시간이 왔다.”는 뜻이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아버지를 계시하셨고 그들은 또한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지켰다고 하신다.그 말씀이 바로 스승이신 그리스도이셨고, 그분의 말씀이 바로 아버지의 뜻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스승의 가르침을 통하여 아들이 가지고 계신 모든 것이 아버지께로부터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승님의 말씀을 들었다는 것은 그 말씀을 따르며 살아가면서 신비를 깨닫게 되었다는 말이다. 제자들은 그 말씀을 믿고 받아들였기 때문에 아들이 참으로 아버지에게서 오셨다는 것을 알고,아버지께서 아들을 보내셨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고 하신다. 
 
그래서 “저는 이들을 위하여 빕니다.”(9절) 대사제요 중개자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인간으로서 기도하신다. 동시에 언제든 자격 있는 이들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시는 아버지 하느님께 순명할 준비가 되어 계신다. “세상을 위해서가 아니라”의 세상은 세상의 욕망을 따라 살며 아버지께서 세상에서 뽑으신 이들처럼 자비를 입지 못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 뽑힌 이들을 위해 기도하시는 것이다. 그들은 세상에 속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래서 “이들은 아버지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9ㄷ절)이라고 하신 것이다. 
 
“이 사람들을 통하여 제가 영광스럽게 되었습니다.”(10ㄴ절)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이들이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면서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고 찬미를 드리는 동시에 그리스도를 닮게 되기 때문에 아들도 영광스럽게 하는 것임을 말씀하신다. 또한 “예수님의 이름 앞에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자들이 다 무릎을 꿇고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모두 고백”(필리 2,10-11)할 것이다. 모두가 아버지를 위해서,그리고 아들을 위해서도 죽는다. 아버지를 선포하며 동시에 아들을 선포한다. 그리고 기도를 하면서 아들의 이름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예수님께서는 이제 더 이상 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아직 세상에 남아있어야 하는 제자들을 위해 기도하신다.세상에 있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은 그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도록 하는 누룩의 역할을 하도록 용기를 주신다. 그들을 미워하는 세상을 사랑하며 하느님의 뜻으로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존재들이다. 영적 생명은 시련과 고통을 통해 성숙한다. 그리스도인들도 박해받을 때마다 늘어난다. 이것도 하느님께서 주신 훌륭한 지위이다. 
 
우리는 이제 우리의 삶을 통하여 주님의 영광이 더 드러나도록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주님의 영광은 십자가를 통하여 나타났으며, 우리 자신의 십자가를 통해서 그 영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러한 삶을 살기로 결심하자. 
 
(조욱현 토마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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