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6월 2일 _ 이병우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6-02 조회수 : 298

<연중 제9주간 화요일>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드려라."(마르12,17)


'공수래공수거(空水來空手去)'라는 말이 있습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간다는 우리네 인생을 표현한 말로,

사람이 재물에 욕심을 낼 필요가 없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의 위선을 아시고 황제의 것과 하느님의 것을 구분해 말씀하시지만,

황제의 것 역시 하느님의 것이기에 결국은 모든 것의 주인이신 하느님에 대한 말씀이고, 주인이신 하느님께 모든 것을 되돌려 드려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네 인생을 반으로 나누어 보았을 때, 인생의 전반부는 채움의 여정이요, 인생의 후반부는 비움의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비우는 연습을 해야하고, 비움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모든 것을 다 비워내야 죽을 때 편안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지 않을까...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공수래공수거'라는 진리를 망각한 채, 끝까지 더 가지려고만, 더 채우려고만 하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이 아닐까...

끝까지 하느님의 것을 하느님께 되돌려 드리지 않고, 움켜쥐고 있다가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아닐까...


가지는 것보다 나누는 것이 더 기쁘고,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것이 더 기쁜 우리네 인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그분의 언약에 따라, 의로움이 깃든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2베드3,13)


"우리 주님께서 참고 기다리시는 것을 구원의 기회로 생각하십시오."(2베드3,15)


우리는 죽음 저 너머에 있는 새 하늘과 새 땅에 들어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우리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함께 그곳에 들어가기를 바라시면서 끝까지 참고 기다리시는 분입니다.


그런 주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오늘도 하느님의 것을 하느님께 되돌려 드리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