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8일 [연중 제10주간 월요일]
복음: 마태 5,1-12 : 행복한 사람들
오늘 복음은 산상 설교를 전하고 있다. 주님께서는 왜 산으로 올라가셔서 가르치셨는가?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은 바로 하느님께로 가기 위해 언제나 높은 곳을 향하라는 말씀이다. 사람들을 더 높은 곳, 하느님께로,더 높은 삶으로 데려가시기 위해서이다. 아버지와 아들의 거룩한 가르침을 알려주시기 위해서이다. 오늘도 진리의 신비를 배우고자 하면 누구든지 교회라는 산으로 올라가야 한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3절)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겸손해진 사람을 말한다. 이 말씀은 가난이 아니라, 겸손이 복되다는 의미이며, 참으로 성령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가난해진 사람을 말한다. 여기서 하늘 나라는 덕을 실천하는 이들에게 어울릴 것이다.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4절) 여기서 슬퍼한다는 것은 죽음 때문에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죽은 이들의 죄악을 두고 슬퍼한다는 뜻이다. 열심한 마음과 책임감 때문에 세상의 불의와 죄인들의 죄를 두고 슬퍼하는 이들이 행복하다는 뜻이다. 이들은 앞으로 올 세상에서 위로를 받을 것이다.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5절) 온유한 사람은 온화하고 겸손하며 잘난 체하지 않고 믿음에 충실하며 모욕을 당할 때 참는 사람이다. 복음의 계명을 마음 깊이 받아들인 사람은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마태 11,29) 하신 주님의 온유함을 본받는다. 그들은 약속된 땅, 산 이들의 땅, 하느님의 유산을 상으로 받게 될 것이다.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6절) 의로움에 배고프고 목말라하는 것은 하느님의 의로움을 갈망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 의로움을 행하여야 한다. 의로움에 주리는 사람은 누구나 하느님의 의로움에 따라 적극적으로 살고 싶어 한다. 이는 착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의 특징이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그들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후한 상을 받는다.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7절) 자비롭지 못하면 아무도 하느님의 자비를 입을 수 없다. 우리는 구걸하는 거지를 본다. 그러나 하느님 앞에서는 우리도 거지이다. 누군가 우리에게 구걸하는 동안 우리도 구걸을 하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거지를 대하는 대로 우리의 거지를 대하실 것이다.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8절) 예수님께서 마음이 깨끗한 사람에 관한 말씀을 하시는 것은 앞의 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비를 베풀고 남의 것을 빼앗지도 않고 시샘하지 않으면서도 간음이나 방종 같은 죄에 빠져 사는 사람이 많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안이 깨끗해진 사람이다. 이런 이가 하느님을 볼 것이다. 하느님을 보는 것은 모든 사랑의 행위의 목적이요 끝이다. 하느님을 뵙게 되면 어떤 것도 더 이상 바라지 않을 것이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9절) 믿음이 빛나고 희망이 굳게 자리 잡고 자비의 불이 타오르는 곳에 평화가 있다. 그리스도가 우리의 평화이시다.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모든 일에 질서가 잘 잡혀 있어, 이해와 이성이 지배하는 이 평화의 나라에는 다툼이 없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이란 하느님의 다스림을 몸소 보여주는 이들이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10절) 주님께서는 의로움에 대한 갈망으로 목말라하고 의로움을 위하여 세상의 박해와 육신의 고통, 나아가 죽음까지도 이겨내라고 하신다. 순교자들은 믿음의 의로움과 그리스도를 위해 이 세상의 박해를 견딘 분들이다. 이들에게 위대한 희망, 곧 하늘 나라를 차지하리라는 약속이 주어진다. 그리고 예수님 때문에 부당하게 욕을 먹는 이들은 하늘에서 복된 상을 받을 것이라고 하신다(11절).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12절) 이런 박해와 비방 속에서 어떻게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헛된 영예를 기뻐하지 않는 사람만 그럴 수 있다. 하늘에 있는 것을 소망하는 사람은 땅에서 듣는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사람들이 자기에 관해 뭐라고 하는지에 대해서보다는 하느님께서 자신을 어떻게 판단하실지에 대해 마음을 쓴다.
이 여덟 가지 행복을 우리의 삶 속에 끊임없이 실현시키며 살아가는 복된, 행복한 사람들이 될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하자.
(조욱현 토마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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