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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9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6-09 조회수 : 306

6월9일 [연중 제10주간 화요일] 
 
1열왕기 17,7-16
마태오 5,13-16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소금과 빛의 상징을 그리스도인들에게 적용함을 통해 그들이 부여받은 소명의식을 자각시키고자 했습니다.
결국 그리스도인들은 소금처럼 세상의 부패를 막고, 빛처럼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존재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함을 강조한 것입니다. 
 
그럼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소금이나 빛같은 존재로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은 곧바로 이어지는 본문에 명확히 표현되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마태오 복음 5장 16절) 
 
여기서 착한 행실이란 산상설교(마태오 복음 5장~7장)의 가르침 대로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닷가에 살다보니 이곳 특유의 삶의 냄새가 풀풀 풍깁니다.
굴양식을 많이 하는 지역이라, 겨울이 되면 집집마다 어르신들께서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양식장에서 날라온 굴을 잔뜩 쌓아놓고 하루 온종일 까십니다. 
 
그런데 알맹이를 빼고 남은 굴껍데기의 양이 엄청납니다.
문제 한 가지는 내용물이 빠져나간 껍데기는 그 어디에도 쓸모가 없다는 것입니다.
애매하고 적당한 장소에는 어김없이 일생에 도움이 안되는 굴 껍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짠맛을 잃어버린 소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소금이 제맛을 잃어버리는 경우는 드믑니다.
그러나 사해에서 생산되는 소금은 불순물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습도가 상승하게 되면, 염분은 사라지고 불순물만 남게 된답니다.
곧 짠맛을 잃은 소금입니다.
아무 쓸모가 없으니 아무데나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입니다. 
 
아무리 품질이나 바탕이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변질되고 부패되면 아무 소용이 없게 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답지 못하다면, 알맹이가 빠져나간 굴껍질이나 짠 맛을 잃어버린 소금과 별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세상 도움이 안되는 의미없는 존재로 전락해버리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산상 설교의 삶과는 완전 동떨어진 부끄러운 모습으로 살아가는 예가 허다합니다.
방송매체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유명인사들 가운데 그런 분들 참 많습니다.
같은 천주교 신자라는 것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 어떤 방법으로든 세상과 이웃에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변 동료 인간들 사이에서 모범이요 모델이 되어주는 존재여야 마땅합니다.
존재 자체로 이웃들을 살맛나게 해주는 사람들이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들 각자에게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라는 당부 말씀은 그분께서 우리에게 건네실 수 있는 최고의 찬사인 동시에 엄청난 책임과 부담을 통고하시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유형의 소금인지 스스로를 잘 한번 돌아봐야겠습니다.
일조량이 많은 바닷가 염전에서 생산된 성숙하고 부드러운 짠맛,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국내산 소금인지?
아니면 염도가 사라져버린 눅눅한 사해산 소금인지?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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