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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6-17 조회수 : 319

요즘에는 도대체 볼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공중전화 부스입니다. 한 20년 전만 해도 어렵지 않게 볼 수가 있었지만, 이제는 거의 볼 수가 없습니다(아마 공항에서만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이 휴대전화를 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보기 힘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빨간색 우체통입니다. 지금 거의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1993년 전국 우체통 수는 57,599개였지만, 2015년에는 14,920개로 거의 75% 가까이 줄었다고 합니다. 우체통 안에 석 달 동안 편지가 한 통도 없으면 그 우체통은 철거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편지보다는 SNS나 E-Mail을 이용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손편지가 사라진 것입니다.

공중전화와 우체통. 지금은 거의 무용지물처럼 보입니다. 물론 그때의 추억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던 것을 떠올려 보면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순간에는 필요하고 영원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제 추억의 한 칸을 차지할 뿐이라는 사실에 어디에 중심을 두어야 할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은 주님밖에 없습니다. 주님만이 전혀 변하지 않는 분, 언제 어디서나 우리에게 중요한 분으로 함께 하시는 분입니다. 이렇게 누구에게 집중하면서 살아야 할까요? 바로 주님께 집중해야 하며, 특히 주님의 뜻에 철저하게 따르며 사는 삶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도 주님께서는 세상의 눈과는 다른 시각을 제시하십니다. ‘폼생폼사’라는 말이 예전에 아주 유행했던 적이 있지요. 즉, ‘폼에 살고, 폼에 죽는다.’라는 뜻인 이 말은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삶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밖으로 드러난 결과가 중요하지 않고, 더 중요한 것은 마음속 생각이라고 하십니다.

자선, 기도, 단식. 이를 하는 이유는 하느님의 뜻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이를 남에게 보이기 위한 마음으로 행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는지를 보여 주려는 마음, 자랑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렇게 남에게 보이려고 행하는 사람은 하늘 나라에도 들어가지 못할 뿐이라고 하십니다. 자선, 기도, 단식. 모두가 하느님께 나아가는 훌륭한 덕목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되었을 때는 아무런 가치도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숨은 일 하나도 빼놓지 않고 보시는 하느님께서 모두 갚아 주실 것이라고 약속하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을 세상 사람들이 아닌 숨어 계신 아버지 하느님께 보일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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