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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6-18 조회수 : 325

사회 심리학자 매튜 리버먼과 나오미 아이젠버그의 사이버볼 실험이 있습니다. 사이버볼은 세 명의 플레이어가 서로 공을 주고받는 컴퓨터 게임인데, 일정 시간이 지나면 두 명의 플레이어가 실험 참가자에게는 공을 주지 않습니다. 소외를 시키는 것입니다. 바로 이때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기능적 자공명영상(fMRI)’으로 확인합니다.

그 결과 놀라운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소외감을 느낀 사람의 뇌는 신체적 통증이 있을 때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것입니다. 즉, 집단에서 배제되었을 때의 고통이 몽둥이로 두들겨 맞았을 때의 고통과 전혀 다르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소외되고 있다는 느낌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를 아마 한두 번쯤은 모두 체험해 보았을 것입니다. 내 말과 행동을 오해함으로 인해서 생긴 일도 있고, 나의 잘못한 실수로 인해 사람들의 배척을 받을 때도 있었습니다. 자기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소외시키는 때도 있습니다. 이 모두가 몽둥이로 두들겨 맞는 것처럼 큰 아픔을 느끼게 됩니다.

주님께서 강조하신 사랑은 이러한 폭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었습니다. 폭력을 행사해서는 주님과 함께 할 수 없으며, 주님께서 약속하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도 없습니다. 오로지 폭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사랑만이 주님의 뜻을 따르며, 주님의 나라에 당당하게 들어갈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이 사랑의 마음을 우리가 가질 수 있기를 간절하게 원하십니다. 그래서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를 말씀하십니다. 기도의 정의는 하느님과 인간의 대화입니다. 하느님과의 대화를 통해 우리는 사랑 그 자체이신 하느님의 마음을 간직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제대로 기도하고 있을까요?

기도는 하느님께 무엇을 드리기 위한 것이 아니고, 그분이 모르실 것 같아서 가르쳐 드리는 것도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전지전능하신 분이며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우리가 무엇인가를 가르쳐 드릴 분이 아니라, 마음을 얻어야 할 분이십니다. 따라서 어떠한 방해도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청하는 자세가 우선 필요합니다. 이로써 그분과 긴밀한 관계가 되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대화를 나눈 사람과 가까운 관계를 맺을 수 있지 않습니까? 한 번도 만난 적도 없고 대화를 나눈 적이 없는데, 어떤 청을 드릴 수 있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하느님과 가까운 관계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하느님과 가까울수록 세상의 폭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사랑을 마음에 간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주시지요. 이제까지 그 누구도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표현하지 않았는데, 예수님은 ‘아버지’라고 표현하면서 멀리 계신 분이 아니라 우리 가까이 계신 분으로 우리를 초대하셨습니다.

세상의 폭력을 무력화시키는 사랑을 간직하는 방법은 기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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