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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2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6-26 조회수 : 323

누가 가르쳐주지도 또 도움을 주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척척 하는 아이를 보면, 우리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천재”

그 천재를 여러분은 잘 알고 있습니다.

태아들은 세상 밖으로 나오기 위해 양수를 내뱉은 호흡 연습을 하고 뱃속에서부터 발길질하며 걸음마 다리 운동까지 합니다. 태어나자마자 젖을 빨기 위해 손가락을 빨기도 합니다. 이런 연습을 모두 마친 뒤에 죽음을 각오하고 출생의 모험 길을 나섭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을 텐데 빠져나갈 방향으로 머리를 돌려서 세상에 나옵니다.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습니다. 또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스스로의 힘으로 익혀서 세상에 나왔습니다. 어떻습니까? ‘천재’가 아닐까요?

이렇게 우리 모두 천재의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살아가며 그 능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할 뿐, 언젠가는 놀라움을 세상에 알릴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할 수 없어.”라는 말로 자신을 깎아내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하느님께서 우리를 허투루 만들지 않으셨는데 말입니다.

이 천재적 능력은 믿음을 통해서 배가 됩니다. 자신의 힘에 대해서 하느님의 힘까지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믿음을 갖지 못합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없다 보니 자신에 대한 믿음도 없습니다. 자신을 창조하신 하느님을 믿지 못하는데 어떻게 자신을 믿을 수가 있겠습니까?

어느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외칩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이 믿음을 예수님께서는 기쁘게 받아들이십니다. 왜냐하면, 그는 조건을 달 듯 “선생님께서 하느님께 청하시면”이라든가, “선생님께서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면”이라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굳은 마음으로 주님께 맡기고, 자신의 낫고 안 낫고가 온전히 그분께 달린 일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병 환자의 믿음에 응답하셔서, 그냥 단순히 “깨끗하게 되어라.”하시지 않고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는 깨끗이 나았습니다.

그리고 사제에게 가라고 하십니다. 이는 고대의 법을 따른 것으로 사제가 그 사실을 확증해 주지 않으면, 그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거주지에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즉, 공동체에서 다시 살 수 있도록 하는 주님의 배려입니다. 또 주님께서 율법을 어기는 분이 아니라, 지키는 분임을 보여 주는 표시이기도 합니다.

이 나병 환자는 믿음을 통해서 자신의 병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하느님의 영광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그리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다시금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 나의 믿음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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