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내어요>
2020. 07. 01 연중 제13주간 수요일
마태오 8,28-34 (마귀들과 돼지 떼)
예수님께서 호수 건너편 가다라인들의 지방에 이르셨을 때, 마귀 들린 사람 둘이 무덤에서 나와 그분께 마주 왔다. 그들은 너무나 사나워 아무도 그 길로 다닐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들이 “하느님의 아드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때가 되기도 전에 저희를 괴롭히시려고 여기에 오셨습니까?” 하고 외쳤다.
마침 그들에게서 멀리 떨어진 곳에 놓아 기르는 많은 돼지 떼가 있었다. 마귀들이 예수님께, “저희를 쫓아내시려거든 저 돼지 떼 속으로나 들여보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예수님께서 “가라.” 하고 말씀하시자, 마귀들이 나와서 돼지들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돼지 떼가 모두 호수를 향해 비탈을 내리 달려 물속에 빠져 죽고 말았다.
돼지를 치던 이들이 달아나 그 고을로 가서는, 이 모든 일과 마귀 들렸던 이들의 일을 알렸다. 그러자 온 고을 주민들이 예수님을 만나러 나왔다. 그들은 그분을 보고 저희 고장에서 떠나가 주십사고 청하였다.
<길을 내어요>
길이란
다니라고 있는 것이니
다니지 못한다면
그게 어찌 길이겠습니까
다니라는 길이니
이래저래 오고가다보면
이런 이 저런 이 빚은
작은 세상들을 만나겠지요
다니라는 길을
다니라는 길답게 만들며
오고가다 만나는 이들에게
걸을 맛 건네는 사람이 있지요
다니라는 길을
버젓이 제 안방마냥 차지하고
아무도 오고가지 못하게
못된 짓 거침없는 사람도 있고요
걸을 맛 건네는 사람 만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길 막아선 사람 만나면
어떻게 할까요
괜히 부딪히기 싫으니
먼 길 돌아서 가나요
다니라는 길이니
당당하게 한걸음씩 내딛나요
다니라는 길을
제 잘난 누군가
제멋대로 가로막으니
다닐 수 없는 길 아닌 길이 되지요
다닐 수 없는
길 아닌 길이라 여겨
아무도 오가지 않으면
다니지 않는 길 아닌 길이 되지요
다니라는 길을
누군가 가로막아
다닐 수 없고 다니지 않는
길 아닌 길로 만들어도
누군가 새로 첫 걸음 딛고
그 다음 누군가 잇는다면
다닐 수 없고 다니지 않아
길 아닌 길은 사라지고
길이 나지요
길이 나야지요
길을 내야지요
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