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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7-08 조회수 : 357

어떤 아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태어난 지 몇 개월 되지 않았다는데 덩치도 크고, 머리도 크고…. 아무튼 모든 점에 있어서 비슷한 또래보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와~~ 우량아인데요? 아주 튼튼하네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옆에 있던 아이의 할머니가 말씀하십니다.

“걱정이에요. 태어날 때부터 비만이니 어떻게 해요? 더군다나 여자아이인데…….”

요즘에는 심지어 갓난아기까지 무조건 빼빼 말라야 하나 봅니다. 그런데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우량아 선발대회가 있었습니다. 이 선발대회에서 1등을 한 아이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 몸무게가 많이 나가야 하고, 둘째는 머리가 커야 했습니다. 이 기준이 요즘에도 적용될까요? 아닙니다. 마르고 머리가 작아야 미남미녀로 구분되는 점을 떠올리면 불과 40년 만에 기준이 확 바뀌었음을 깨닫습니다.

이렇게 인간의 기준은 계속 바뀝니다. 그래서 인간의 기준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영원히 변하지 않을 하느님 기준을 따라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따르고 있는 기준은 어떤 것일까요? 하느님의 기준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 세상의 기준만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사명을 수행하시기 위해 비천하고 멸시받는 이들을 선택하십니다. 당신의 사명은 절대로 작은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가장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만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선택이 이상합니다. 어부, 세리, 열혈당원, 심지어 자신을 팔아넘길 배반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이들에게 놀라운 권한을 주셔서 더러운 영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줄 수 있게 하셨습니다.

왜 이들을 선택하셨고, 놀라운 힘까지 주셨을까요? 세상의 기준으로는 별 볼 일 없지만, 주님께서 보시는 기준은 하느님의 기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인간의 부족함을 통해 오히려 하느님의 영광이 확실히 드러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어 주님과 함께 할 때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세상의 기준만을 바라보면서 하느님의 기준을 제외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오늘 제1독서에서 호세아 예언자는 이렇게 선포하십니다.

“지금이 주님을 찾을 때다.”(호세 10,12)

세상의 기준을 따르는 것이 아닌, 주님의 기준을 따르는 삶. 바로 주님을 찾을 때가 지금입니다. 주님의 기준을 따르게 될 때, 불가능한 것도 가능한 일이 됩니다. 또 절망과 좌절의 부정적 상황에서도 기쁨을 간직할 수 있는 희망의 길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부족한 내 안에서도 이루어진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당장 주님을 찾아야 하는 이유로 충분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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