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4주간 목요일>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마태10,9-10)
예수님께서 열두 사도들을 파견하시면서 그들에게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고 하십니다.
인간적인 시각안에서만 바라보면 정말로 이해하기 힘든 말씀입니다.
그것도 미지의 땅으로 떠나는 일이라면 이것저것을 챙겨 준비해야 할 것들이 분명 많은데, 예수님께서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말고 빈 손으로 떠나라고 하십니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선물로 받아서 아무것도 지니지 않고 떠돌아 다니는 나그네와 순례자의 삶을 지향하는 탁발수도회(托鉢修道會)인 작은형제회(ofm)를 창설하셨습니다.
'아무것도 지니지 마라!'
예수님의 이 메시지는 다른 일에 신경 쓰지 말고 오직 복음 전포에만 전념하라는 메시지입니다. 여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준비하다가 정말 중요한 본질인 복음을 전하는 일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입니다.
사실 어디론가 떠날 때는 빈 손으로 떠나야 설레임도 크게 다가옵니다.
그곳에서 주어지는 선물에 대한 기대감 때문입니다.
떠날 때 짐이 많으면 자유롭지 못합니다.
많은 짐이 때로는 나를 자유롭지 못하게 합니다. 빈 손으로 가야 그곳에 계신 주님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고, 그래야 또 다른 곳으로 자유롭게 떠날 수 있습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시어 복음화의 사명을 부여하시고 난 후에 하신 말씀입니다.
우리가 어디를 가든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고 약속하신 임마누엘 주님께서 계십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세상적인 것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임마누엘이신 주님 손 꼭잡고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복음이 되고, 이 복음을 너와 세상에 전하는 또 하나의 사도들이 되도록 합시다!
"너희가 거져 받았으니 거져 주어라."(마태10,7)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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