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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7-20 조회수 : 362

발레리나 강수진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기가 끝이고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할 때, 그 사람의 예술 인생은 거기서 끝나는 것이다.”

예술을 하는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닙니다. 지금을 사는 모든 이가 잊어서는 안 되는 말입니다. 저 역시 체험을 통해 발레리나 강수진의 말에 공감합니다.

사제 서품을 받고서 이제 더는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신학교 때 배웠던 철학, 신학 등이 본당 사목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신학생 때 보았던 책을 모두 후배에게 주었습니다. 신부가 된 자신의 모습이 완성된 것처럼 후배들에게 열심히 공부해서 신부가 되라는 조언도 감히 했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저의 발전은 이루어질 수 없었습니다. 언변은 늘었는지 모르겠지만 부족함이 더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20년 전, 우연히 인터넷에 매일 묵상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안 할 수가 없었고, 책을 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공부를 멈추지 않습니다. 계속 성장하는 저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도 우리의 성장을 원하시지 않을까요? 부족하고 나약한 존재인 우리는 주님을 통해 분명히 성장해 나갑니다. 그런데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안일한 모습, 주님께서 다 알아서 해달라는 게으른 모습으로 자신의 성장을 가로막습니다.

사람들이 예수님께 표징만을 요구하는 것도 자신의 성장을 가로막는 것이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믿지 않기에 계속해서 표징만을 요구했던 것입니다. 믿음을 통해서가 아니라 표징의 증거를 보고서야 하느님의 아드님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삶 안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뜻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하느님과 함께 할 수 없으니 자연스럽게 이 세상 안에서의 진정한 성장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성장을 바라는 하느님의 뜻을 다시금 마음에 새길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정도면 필요하다는 안일한 마음에서 벗어나야 하고, 자신의 필요만을 모두 채워줄 하느님의 모습만을 요구해서도 안 됩니다. 그보다는 지금보다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때 표징의 증거만을 요구하는 부족한 신앙의 모습에서 벗어나, 믿음만으로도 큰 기쁨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미카 예언자는 “공정을 실천하고 신의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느님과 함께 걷는 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느님과 함께 걷는 참 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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