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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7-28 조회수 : 356

동창 신부 둘이 저녁 식사를 같이하자고 성지로 찾아왔습니다. 식사하면서 오랜만에 술 한잔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고깃집 갈까?”라고 묻자, “다른 집 없어?”라면서 실망의 표정입니다. 다시 “횟집 갈까?”라고 하니, “거기도 별로다.”라고 말합니다. “중국집은 어때?”라고 하자, “너무 기름지지 않아?”라면서 또 거부합니다.

이렇게 선택을 제대로 하지 못한 우리는 식당이 늘어서 있는 골목 안으로 들어가서, 제가 잘 가는 그러나 사람들에게는 꼭 한 소리 들었던 찌개 전문집으로 향했습니다. 조미료를 너무 많이 넣는 이 집은 저에게 맛을 모른다는 평을 듣게 해주었던 집입니다. 그래도 친절하고 원하는 것 모두 다 먹을 수 있어서,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이 착해서 자주 찾아갑니다.

의외로 동창들이 좋아합니다. 이제 고기나 회는 먹기 싫다면서, 이런 선술집 분위기가 너무 좋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마음이 맞으니 저 역시 기분이 좋습니다. 그 자리가 기쁨의 자리가 됩니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은 그 자리를 기쁨의 자리, 좋은 자리로 변화시켜줍니다. 그러나 마음이 맞지 않으면 너무나도 불편해집니다. 그 자리에 산해진미가 놓여 있어도 맛이 없습니다.

나의 자리를 기쁨의 자리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을 맞출 수 있어야 합니다. 나를 낮추고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을 때, 마음을 맞출 수 있습니다.

특별히 주님과 만남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묵상했으면 합니다. 주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 편하십니까? 또 기쁨을 얻게 됩니까? 만약 불편하고 기쁨을 얻지도 못한다면 주님과 마음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선과 악의 갈림길에서 악을 피하고 선을 행하는 우리가 되기를 원하는 주님의 마음이 아닌, 나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이 악을 가까이하고 선을 피하기도한다는 세속적인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가라지의 비유 말씀을 통해 세상 종말에 어떻게 될지를 묵상하라고 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와 맺은 계약을 기억하시고 또 깨뜨리지도 않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계약을 자주 잊고, 쉽게 깨뜨리기도 합니다. 주님께서는 늘 우리에게 충실하셨지만, 우리는 주님께 전혀 충실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주님과 함께 하는 것이 불편하고 또 기쁘지도 못한 것입니다.

가라지로 비유되는 죄의 유혹을 물리칠 수 있어야 합니다. 대신 주님의 뜻을 따르면서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는 주님의 자녀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과 함께 있음 자체가 기쁨이며, 또 희망을 간직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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