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8주간 월요일>(8.3)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14,27)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어 제자들에게 가시자, 그 모습을 본 제자들이 "유령이다!" 하며 두려워 소리를 지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에고 에이미'(Ego eimi),
곧 "나다."라는 말은 하느님의 현현(顯現)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호수 위를 걸어오시는 분이 유령도 아니요, 한 인간의 예수님도 아니고, 바로 '하느님'이시라는 뜻입니다.
내가 하느님이니 용기를 내라는 말씀,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종종 '삶의 풍랑'이라는 것을 만납니다. 그리고 지금 짊어진 삶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힘에 겨워하기도 합니다.
오늘 독서(예레28,1-17)에서 '멍에'라는 표현이 '여덟 번' 등장합니다.
멍에는 소가 달구지(마차)나 쟁기를 이끌 때 사용되는 소 목에 얹는 도구입니다.
성경에서는 이것이 '예속(隸屬)의 상징', 곧 '순명의 상징'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요즘 지구촌 곳곳이 자연재해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물난리와 폭염으로 하느님의 피조물들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도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이것이 하나의 '시대적 징표'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의미는 무엇일까?
그 어느 때보다도 "나는 나다!"라고 말씀하시는 예수님, 물 위를 걸어오시고 풍랑을 가라앉히시는 하느님이신 예수님을 바라보라는 징표는 아닌지?
'하느님의 멍에', '예수님의 멍에'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지금 하느님께, 예수님께 순명하고 있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한 때라는 징표는 아닌지?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마태14,31)
가짜와 거짓에 현혹되지 말고, 풍랑을 가라앉혀주시고, 우리의 짐을 가볍게 해 주시는 하느님이신 예수님을 바라보고, 굳게 믿고, 그분 뜻에 순명하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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