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에서도 1년에 한 번씩 개교기념일에 맞춰 축제가 열립니다.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전체 학년이 준비하는 ‘거리극’입니다. 거리를 걸어가다가 지정된 포스트에서 각 학년이 준비한 연극을 보는 것입니다.
저학년 때에는 우리 반에 나이 많은 형님이 연출을 맡아서 멋진 공연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군대를 다녀온 뒤에는 저희 반에서 이 거리극을 온전히 맡아서 연출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준비를 하면서 서로 의견도 많았고, 분쟁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때를 기억해보면 가운데에 서서 이끌고 가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습니다. 그리고 가운데에서 이끌고 가는 사람을 믿고 따라주는 사람 역시 필요합니다. 그래야 어렵고 힘든 문제들도 거뜬하게 해결할 수 있으며, 더욱더 편하게 지금을 쉽게 살아갈 수가 있습니다.
지금 사회에서는 모두가 가운데에 서서 이끌고 가려고만 합니다. 그러나 이끄는 사람을 믿고 따라줄 사람도 함께 있어야 합니다. 즉, 지금 내가 나서야 할 때는 용기 있게 해야 하며, 다른 이가 나설 때는 끝없는 응원과 지지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내가 나서야 할 때는 뒤로 빠져서 숨으려고만 하고, 다른 이가 나서면 잘 난 척만 한다면서 비판하는 데에만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물 위를 걸으십니다. 이 모습에 베드로는 감동하였나 봅니다. 평생 어부로 살았던 베드로로서는 물 위를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로 깜짝 놀랄 일이고, 자기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부러움의 순간이었겠지요. 그래서 주님께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라고 청합니다.
주님의 허락을 통해서 그는 물 위를 걸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거센 바람에 두려워하면서 물에 빠지고 말지요. 주님께서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역시 항상 잊지 말아야 할 주님의 말씀입니다. 우리 가운데에서 우리를 이끌어주시는 주님의 말씀을 굳게 믿고 따른다면 어떤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충분히 가능할 일이 됩니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을 잊어버리고 함께 하지도 않는다면, 불안과 두려움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세상이라는 바닷물 속에 풍덩 빠져서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우리가 해야 할 몫은 무엇일까요? 베드로처럼 “주님, 저를 구해주십시오.”라고 소리를 질러야 하고, 주님께서 내미는 손을 꽉 붙잡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 구원의 길에 들어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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