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8월 19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0-08-19 조회수 : 361

8월 19일 [연중 제20주간 수요일] 
 
에제키엘 34,1-11
마태오 20,1-16 
 
지금 첫째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더 열심히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형제들과 함께 모여 ‘원장 직무 수행’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살레시오 원장 매뉴얼’이란 책을 통독하다보니, 원장에게 요구되는 덕목들이 얼마나 다양하고 과중하던지, 합당한 원장 후보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00여년전 돈보스코가 청소년 구원 사업에 헌신하기 위해 살레시오회를 막 창립하던
초창기 무렵의 일입니다.  
 
1863년 돈보스코가 48세 되던 해, 첫번째 사업체였던 토리노 발도코 오라토리오가
넘쳐나는 아이들로 인해 과부하가 걸렸습니다. 
 
돈보스코는 미라벨로라는 지역에 두번째 오라토리오를 만들었고, 그 오라토리오의 원장으로 애제자였던 미카엘 루아 신부를 임명했습니다.
당시 원장으로 임명된 그의 나이는 불과 26세였습니다. 
 
돈보스코 입장에서 걱정이 많이 되었겠지요.
아직 젊고, 병약하며, 경험도 일천한 루아 신부의 어깨에 너무나 과중한 직무를 얹어준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던지, 돈보스코는 그를 파견하면서, 친필 편지를 하나를 써서 건넸습니다.  
 
원장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자세하게 적었는데, 몇 구절을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 그 어떤 일 앞에서도 분노하지 마십시오.
☞ 원장의 고행은 부지런히 자신의 의무를 행하고, 타인이 주는 괴로움을 참고 견디는 것입니다.
☞ 경건하고 열성적이며, 주의를 집중하여 미사를 드리고 성무일도를 바치십시오. 
 
☞ 매일 아침 묵상과 성체조배를 빠뜨리지 마십시오.
☞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보다 사랑받는 사람이 되도록 힘쓰십시오.
명령을 내리거나 훈계를 할 때는 늘 사랑과 인내로써 하십시오. 
 
☞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언제나 잠깐이라도 하느님과 상의하십시오.
보고를 받을 때는, 끝까지 주의 깊게 들어보고, 판단을 내리기 전에는 잘 경청하고, 진위관계를 반드시 파악하십시오.
결국 원장은 명령하고 군림하는 사람이 아니라 봉사하고 희생하는 존재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원장은 첫째가 아니라 꼴찌여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복음 말씀 말미에는 똑같은 내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 될 것이다.”(마태오 복음 20장 16절) 
 
지금 이 세상에서 첫째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중요한 과제가 하나 있습니다.
눈만 뜨면 거듭 성찰하는 노력입니다.
말 한 마디를 할때, 행동 하나를 할 때도,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조심스럽게 행할 일입니다.
지금 첫째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언제나 유심히 돌아볼 일입니다.  
 
지금 자신이 행하는 권위가 혹시라고 크게 변질되서 권력을 행사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이 권위중독증에 걸려있지는 않은지?
요즘 제일 조심해야 할 갑질을 행사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오늘 아무 것도 아닌 우리에게 하느님께서 쥐꼬리만한 권위를 부여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첫째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더 열심히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성령의 음성을 실시간으로 듣기 위해, 더 자주 자신을 개방하고 깨어있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첫째로 살아가고 계시는 분들, 거듭 성찰하지 않고, 부단히 기도하지 않는다면, 머지 않아 이 세상에서 가장 초라하고 비참한 꼴찌로 전락하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 가장 부끄러운 꼴찌로 추락하게 될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