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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0-08-27 조회수 : 348

저는 아버지의 조기교육 탓이었는지 컴퓨터를 80년대 초반부터 만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컴퓨터가 점점 사람들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던 90년대에 제게 문의를 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컴퓨터 조립을 해달라는 사람도 많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해 달라는 부탁도 많았지요. 그런데 컴퓨터 전원을 켜도 화면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질문이 의외로 많은 것입니다.

고장 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부분이 모니터의 전원을 켜지 않았거나, 모니터와 컴퓨터를 연결하지 않아서 화면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편리함과 재미를 주는 컴퓨터이지만 사용법을 모르면 결국 아무런 역할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기계만 사용법을 알아야 할까요? 우리 각자에 대한 사용법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인간에 대한 복잡한 사용법을 아주 간단하게 정리해주셨습니다. ‘사랑’입니다. 이 사랑을 기초로 우리 자신을 이 세상 안에서 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기에 사용설명서를 꼼꼼하게 봐야 합니다. 이 사용설명서가 바로 기도, 묵상, 미사, 성경 읽기, 자선, 희생 등입니다.

나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까? 지금 내 안에서 의미 있는 가치가 나오고 있지 못한다면 사용법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깨어 있어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충실한 종은 주인이 올 때 깨어서 일하고 있는 종이고, 불충실한 종은 주인이 오려면 멀었다고 생각하면서 주인이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하는 종입니다. 깨어 있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주인이 언제 올지를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기의 욕심과 이기심을 채우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하고, 주님의 영광보다는 자신의 영광을 먼저 채우려고 합니다. 자기 사용법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의 행동입니다.

나에 대한 올바른 사용은 세상 것의 만족이 아니라, 주님 안에서의 만족입니다. 순간의 만족이 아니라 영원한 만족이 되어야 합니다. 나만 잘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모두 잘 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주님께서 마련해주신 사용설명서를 꼼꼼하게 읽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것이야말로 깨어 준비하는 자의 필수 요건입니다.

나에 대한 사용설명서를 꼼꼼하게 읽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성경, 기도, 묵상, 미사, 자선, 희생 등을 통해서 주님께서 주신 사용설명서를 잘 숙지해서 제대로 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종이야말로 가장 행복하다고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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