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참 제자가 되는가? 아니면 그분의 걸림돌이 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오늘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예수님으로부터 수제자 직분을 부여받은 것 뿐만 아니라, 하늘나라의 열쇠까지 은총의 선물로 받은 베드로 사도였습니다.
인간적으로 얼마나 기뻤겠습니까?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아마도 가족들이나 친지들, 고향 마을 사람들을 찾아가서 마음껏 대놓고 자랑이라도 하고 싶었을텐데, 입을 다물고 있느라고 고생 많이 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잔뜩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던 베드로 사도를 향한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놀랄 정도로 날이 잔뜩 서 있습니다.
거의 독설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그간 공들여 쌓아올린 높은 탑이 일거에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었을 것입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마태오 복음 16장 23절)
곰곰이 생각해보니 예수님은 인재 양성의 대가였습니다.
제대로 된 제자 하나, 그것도 수제자를 키우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예수님께서는 잘 알고 계셨을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수제자 특별 교육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조화롭게 섞어가며 사용하셨던 것입니다.
때로 큰 격려와 칭찬도 아끼지 않으시지만, 절대 우쭐해지거나 기고만장하지 마라고
강력한 철퇴와 자극도 동시에 사용하셨던 것입니다.
오늘 수제자가 스승님으로부터 사탄이요 걸림돌이라는 강력한 질책을 듣게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예수님께서 명확하게 짚어주셨습니다.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하느님 나라는 생각하지 않고 세상의 달콤함만 추구했던 것입니다.
고통과 십자가, 희생과 헌신은 철저히 외면하면서,
세속적인 성공만을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 교회 안에도 예수님의 제자요 사도들의 후계자로 살아가면서, 그분의 분신이요, 그분의 기쁨이고 영광이 되는 존재로 살아가기보다는,
그분의 걸림돌로서 사탄처럼 살아가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을 팔아 자신의 사리사욕을 충족시키는 사람들, 생명수와도 같은 복음을 제멋대로 해석해서, 존재 자체로 이웃들에게 민폐요 진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주님께서 그토록 혐오하시는 이 시대 사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갈길이 먼 베드로 사도였습니다.
대대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베드로 사도였습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엄중하게 베드로 사도를 질책하셨고, 삶의 근본적인 태도나 노선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을 요구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참 제자요 오른팔이 되는가? 아니면 그분의 걸림돌이요 사탄이 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이 한 세상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직면하게 되는 고통과 십자가를 기꺼이 수용하는가? 아닌가? 에 달려있습니다.
오늘 우리 각자 어깨 위에 얹혀진 십자가,
때로 포기하고 싶고, 즉시 내려놓고 싶은 생각 간절하겠지요.
그러나 우리가 그 십자가를 기꺼이 짊어짐을 통해 예수님의 참 제자가 되며,
동시에 영원한 생명의 길에 참여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오늘도 억지로, 마지 못해서가 아니라 감사와 기쁨의 마음으로 매일의 십자가를 짊어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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