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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5일 _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0-09-15 조회수 : 319
<끝에서> 

2020. 09. 15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요한 19,25-27 (십자가에 못 박히시다) 
 
그때에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서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 
 
<끝에서> 
 

분명 끝이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끝
절망마저 사치일
수밖에 없는 끝 
 
분명 끝이고
분명 끝이어야만 한다 
 
끝을 보지 않으려
사람들이 떠나지만
떠난 자리에서 그들이
보는 것은 끝일뿐이다 
 
하지만 그 끝에서
바로 끝을 품는
이들이 있다 
 
끝이어야 하는
끝을 구차하게
끌고 갈 마음은 없다 
 
차마 볼 수 없는 끝을
보지 않기 위해서
다만 스스로 끝이
되고자 할 따름이다 
 
끝을 피하여 달아나는
이들만이 끝을 볼 뿐
끝과 함께 끝인
이들에게 끝은 없으니까 
 
끝에서
끝이 된 이들이
서로에게 끝이 되어준다 
 
끝이 되어준 끝들에서
함께 끝이 된 이들이
서로에게 새롭게 깃든다 
 
끝에서
끝이 된 이들이
서로에게 깃드니
끝은 끝이 아니고
끝은 또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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