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 광고로도 자주 나오는 것을 보니, 결혼정보회사가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이 회사는 결혼 정보를 통해 자신의 상황에 맞는 인연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결혼정보회사 안에는 등급표가 있다고 하더군요. 사람을 등급으로 매긴다는 것이 어떻게 기분이 좋을 수가 있을까요? 그러나 비슷한 조건의 만남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등급이 매겨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 기준은 분명히 세상이 바라보는 기준입니다. 남들의 기준에 맞추는 삶, 남들 보기에 그럴듯한 삶을 살아야 결혼도 가능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저는 가톨릭 신부로 살기에 이 세상에서 말하는 결혼을 하지 않고 삽니다. 그만큼 세상의 기준을 따르지 않고 살 수 있는 환경에 사는 저입니다. 그러나 세상 안에 살고 있어서인지 저 역시 일정 부분 세상의 기준을 따르게 됩니다. 세상 기준에 맞추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저만의 고유함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남의 기준에 맞춰서 사는 삶은 이제까지 충분히 살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이제는 주관적으로 나만의 삶을 살아보면 어떨까요?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나는 나만의 삶을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께서도 당신 뜻에 벗어나지 않는 길이면 분명히 응원해주시고 지지하실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각자에게 자유의지를 주시고 모두 다른 모습을 창조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그리스도교의 핵심 가르침을 제자들 손에 맡기시고는, 온 세상으로 나가라고 지시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굴욕을 당하시고 돌아가신 뒤 부활하심으로써 당신께 합당한 영광을 되찾으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이 현재의 어려움만 보지 않고, 머지않아 와서 영원히 계속될 좋은 것들도 바라보도록 만드시고자, 그들에게 세상 끝 날에 대해 다시 일러 주셨습니다. 이는 곧 세상의 기준이 아닌, 주님의 기준을 따르는 ‘나만의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사는 사람과 함께 계실 것을 약속하십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마음으로 믿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곧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습니다.”(로마 10,9.10)
이런 믿음을 가지고, ‘나만의 삶’을 살도록 합시다. 그리고 이제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처럼, 힘차게 주님 앞으로 나아가야겠습니다.
“자,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이사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