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아득히 먼 옛날부터
알 수 없는 마지막 날까지
헤아릴 수 없는 이야기들이
온 누리에 넘쳐나는데
그 이야기들을
곰곰이 들여다보면
크게 둘로 나뉘는 거야
나의 이야기 아니면
남의 이야기
나에게 하는 이야기 아니면
남에게 하는 이야기
나의 것으로 삼고픈 이야기 아니면
남에게 돌리고픈 이야기
대개 사람들이란 이기적이라서
겉으로는 아닌 척해도
속으로는 말이지
기쁜 이야기
행복한 이야기
아름다운 이야기
축복 가득한 이야기들은
제 것처럼 여기고
슬픈 이야기
불행한 이야기
추악한 이야기
저주스러운 이야기들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듯하지만
사실
때와 곳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머무는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은
나의 이야기도 아니고
남의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의 이야기인거거든
그러니 말이야
쓰면 뱉고 달면 삼키듯이
이야기 가운데 무언가를
취사선택하지 말고
모든 이야기들을
삶의 양식으로 받아먹어야 해
그러다 보면
좀 더 참다워지고
좀 더 착해지고
좀 더 아름다워지고
좀 더 사람다워지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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