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할 거면 계속하고, 숨길 거면 그만둬라.”
어느 책에서 읽은 구절입니다. 가슴을 꽝 때리는 듯한 충격으로 와닿는 구절이었습니다. 우리는 축하할 일은 계속하지 않고, 또 부끄러워 숨기고 싶은 것은 그만두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알코올 중독자 한 명을 알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술을 완전히 끊고서 모범적으로 살고 있지만, 예전에는 술만 마셨다 하면 끝장을 보듯이 마셔대서 직장에서 쫓겨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글쎄 일주일 내내 술을 마신 적도 있다고 합니다. 병원에 실려 갈 때까지 술을 마신 것이지요). 그는 단주 모임을 가면서 자신의 생활을 변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술 마시는 부끄러움을 더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술 없이는 못 살 것 같았지만, 지금은 술 없이 잘살고 있습니다.
축하할 것과 숨길 것을, 그리고 계속해야 할 것과 그만둘 것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세계, 기쁨과 행복으로 나아가는 세계를 찾을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구분 속에서 축하할 것과 계속해야 할 것을 행동하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의 마지막 시간에 주님 앞에 섰을 때 떳떳할 수 있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만약 숨길 것을 계속하고, 축하할 것을 그만두는 삶을 산다면 주님 앞에 감히 설 수도 없을 것입니다.
전례력으로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로,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입니다. 이 축일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인간을 구원하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왕(임금)이심을 기리는 날입니다. 왕이신 예수님께서 마지막 순간에 어떻게 하실 것인지를 오늘 복음을 통해 분명히 보여 주십니다.
우리의 생각을 아시고, 인간이 하는 일을 예견하시며 공정하게 판결할 줄 아시는 분께서는 목자가 염소와 양을 가르듯이 각 사람의 잘잘못에 따라 그들을 갈라놓으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양이 의로운 사람들을 나타내는 까닭은 그들이 아무도 해치지 않고 온유하며 누구에게 해를 입어도 저항하지 않고 견디는 인내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죄인들을 염소라고 표현하십니다. 변덕, 자만심, 호전성 같은 악덕이 염소의 특징이기 때문입니다.
양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양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것을 축하하고, 그 모습을 계속 간직해야 합니다. 온유와 인내, 그리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삶을 통해 우리는 왕이신 주님께 기쁘게 나아갈 수 있게 됩니다.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주지 않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주지 않은 것이다.”라는 주님 말씀을 새기며, 계속해서 행해야 할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큰 축하를 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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