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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24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0-11-24 조회수 : 816

신부님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올해 처음으로 본당 신부를 나간 신부가 이런 말을 합니다.

“본당 신부가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저의 의도를 알고 좋아할 줄 알았는데, 저를 싫어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저도 사랑만 받는 신부가 되고 싶은데, 그렇게 인기만을 추구해서는 사제 양심상 도저히 그럴 수 없네요. 너무 힘들어요.”

그러자 어느 선배 신부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사람으로부터 환영받는 사람은 딱 한 부류밖에 없어. 바로 사기꾼이야. 사기꾼은 자신의 사기 의도가 노출되지 않게 하도록 모든 이에게 환영을 받도록 만들거든. 그래야 사기를 치지. 너 사기꾼이 되고 싶어? 아니지? 그러면 딱 30%의 지지만을 목표로 살아. 그 정도로도 잘 사는 거야.”

어느 책에선가,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은 30%, 싫어하는 사람도 30%, 이것도 저것도 아닌 사람이 40%라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정말로 그렇습니다. 100%의 지지는 예수님도 얻지 못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100%의 지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요구를 채우지 못해서 아프고 힘들다고 말합니다. 100%의 지지는 사기꾼만 가능한데도 말이지요.

오늘 복음의 장면은 성전에서의 마지막 설교에 관한 부분입니다. 사람들이 아름다운 성전을 보며 감탄의 이야기를 하자, 주님은 성전과 예루살렘의 파괴와 함께 세상의 멸망에 대해 말씀을 하십니다. 사실 처음부터 세상 종말에 관해 이야기하셨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공생활 중에 주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하셨고, 그 표징으로 놀라운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사람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과 같이 강력한 말씀이 필요했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사람들은 변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어떤 표징이 나타나겠습니까?”라면서 자신의 변화보다 놀라운 표징을 보고 싶은 욕심만을 표현합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른 사람은 얼마나 되었을까요? 아마 30%의 지지도 없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실 때, 몇몇 사람만이 예수님 곁에 남아 있었던 것이지요. 이렇게 모든 이가 예수님을 믿고 따르지 않았던 것은 그만큼 사기꾼과는 차이가 있음을 보여 줍니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이 지지했던 종교지도자들을 보십시오. 그들은 자기들에게 유익한 생각만을 사람들에게 제시하고, 하느님 말씀보다 인간이 쓴 글을 강조하면서 거의 모든 이의 지지를 끌어냈습니다. 그러나 이는 주님께서 말씀하신 거짓 예언자의 모습일 뿐입니다.

사기꾼이 아닌 참 그리스도를 쫓아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을 따르는 우리도 더는 사기꾼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어떤 비난도 주님을 위해서라면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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