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한때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평가단 앞에 나와 한껏 자신들의 실력을 뽐냈었지요. 그리고 평가하는 심사위원들 앞에서 심사평을 들으면서 합격과 불합격 판정을 기다립니다.
사실 이 심사평이 의외인 경우가 참 많았습니다. 너무나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심사의원은 엉망이라고 말합니다. 다른 사람과 별 차이 없이 뻔한 노래인 것 같은데, 심사위원은 저와 반대로 극찬을 합니다.
전문가니까 당연히 저와 차이가 있겠지요. 그러나 이들의 안목이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디션에서 우승한 사람보다 중간에 탈락했음에도 대중들로부터 더 큰 인기를 누리는 경우를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도 정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부족함을 가지고 있으므로, 때로는 실수도 하고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다른 이의 판단에 주저앉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과감하게 버리면서 고유한 ‘나’를 만들어가면 그만인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주님께서도 우리를 함부로 판단하시고 곧바로 벌을 내리지 않으십니다.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시간을 주십니다.
세상의 관점과 주님의 관점에 커다란 차이가 있음을 오늘 주님께서 바치시는 기도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기도를 바치는 부분인데, 어떤 점이 감사하다고 말씀하십니까?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심에 감사하다고 하십니다. 결국 세상에서 지혜롭다는 자들보다 어린아이들이 구원받을 준비가 더 잘 되어 있음을 감사의 기도로 고백하십니다.
실제로 주님께서 뽑은 제자는 능력 있고 재주 많은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부족함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을 제자로 뽑으셨고, 그들에게 마귀들을 쫓아내고 나병 환자를 깨끗이 하고 죽은 이를 일으키는 하느님 나라의 권능을 주십니다. 이 하느님의 권능은 많은 예언자와 임금도 받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세상의 관점보다 주님의 의지로 주어지는 큰 사랑입니다.
지금을 사는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세상의 기준을 내세우면서 감사할 이유가 없다고 한탄할 것이 아닙니다. 자신은 받은 것이 없다면서 불평 불만할 것도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면서 감사할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철부지와 같은 내 모습도 하느님을 믿고 따르고 있다면 감사할 이유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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