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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0-12-03 조회수 : 1004

병원에서 청소일을 하는 형제님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청소하는 병실 중에 의식불명 상태로 오랫동안 누워있는 청년 환자의 병실이 있습니다. 이 청년의 아버지는 누워있는 아들을 위해 매일 기도하면서 병실을 지키고 있었지요.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날도 청소하러 이 병실에 들어가려는데 마침 이 청년의 아버지께서 담배를 피우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보호자가 없었지만 그래도 청소원은 조용히 병실을 깨끗이 청소하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 아버지께서는 왜 아들의 병실을 청소해주지 않냐면서 화를 내시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런 상황에 놓이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아마 “아까 담배 피우러 나가셨죠? 그때 제가 청소하고 나왔습니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청소원은 자기변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 말 없이 다시 아들의 병실을 청소했습니다.

나중에 동료가 왜 이야기하지 않았냐고 물으니, “누워있는 아들로 인해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하셨겠어? 나까지 스트레스를 줘서는 안 되지.”라고 답합니다.

이 청소원은 화가 났을까요? 청년 아버지의 아픔을 이해하기에 기쁜 마음으로 청소할 수가 있었습니다.

자신만을 생각하면 새로운 단계로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을 생각하면 화낼 일도 줄어들고 기쁨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어떻게 해야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해 말씀해주십니다. 허구한 날 “주님, 주님!”하고 외쳐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하지 않으십니다. 그보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이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이라고 하시지요.

그렇다면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우리가 알아야 합니다. 나의 욕심과 이기심을 내세우는 삶은 분명히 아닐 것입니다. 하느님께 많은 물질적인 봉헌을 하는 것 역시, 필요한 것이 전혀 없으신 하느님께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유일한 한 가지는 바로 사랑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그 사랑을 좇아서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면서 사는 것입니다. 먼 훗날, 하느님 앞에서 우리가 심판받는 것은 우리 사랑의 크기라고 하지요. 얼마나 큰 사랑으로 이 세상을 살아왔는지에 따라 구원의 길이 열릴 것입니다.

앞선 이야기에서 자기만을 생각하면 새로운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자기 사랑이라는 이기적인 마음에서 벗어나, 이웃 사랑이라는 이타적인 마음으로 주님과 함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앞에 새로운 세상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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