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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1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0-12-10 조회수 : 1137

어렸을 때는 제가 생각하는 대로 모두 다 될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장래 희망이 바뀌었습니다. 과학자, 선생님, 소방관, 운동선수…. 이렇게 계속 바뀐 저의 꿈이었습니다.

하나의 꿈을 가지고 있다가도 좋아 보이는 어떤 사람의 모습이나 친구의 꿈을 듣고는 “나도 그거 할래.”라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자기 생각대로 이루어질까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중년의 어른들은 모두 압니다. 세상은 자기 생각만으로 이루어지는 호락호락한 곳이 아님을 깨닫지요.

어느 조사 결과를 보니, 19세에서 24세 사이 청년의 96%는 “언젠가는 내가 인생에서 원하는 위치에 도달할 것이라고 매우 확신했다.”라고 합니다. 막연한 희망을 품고 있는 것입니다.

이 막연한 희망만으로는 실망만 할 것입니다. 구체적인 희망을 품어야 적극적인 실천을 통해 실제의 꿈을 이룰 수가 있게 됩니다.

주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주님에 대해 너무 막연한 희망을 두고 있는 우리입니다. 그래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도 “이거 해주세요. 저거 해주세요.”라고만 합니다. 그리고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평불만이 가득합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하늘 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고 하십니다. 무슨 폭행을 당하고 있을까 싶었는데, 오늘 묵상을 하면서 계속해서 폭행을 당하고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며 말하는 모든 불평불만의 모습들이 하나의 폭행이었습니다. 자기 뜻을 이루어주지 않으면 절대 믿지 않겠다면서 협박의 말도 합니다. 역시 또 하나의 폭행입니다. 이것을 할 테니 자신의 소원을 들어달라고 합니다. 주님께서는 전혀 이 약속을 지키겠다고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약속을 지키라고 윽박지릅니다. 역시 폭행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아닌, 자기 뜻을 이루려는 모습입니다. 지금의 자리도 내 것이고, 하느님 나라도 내 것으로 삼는 것이 아닐까요? 하늘 나라를 빼앗고 있습니다.

자신의 행실로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즉, 자신이 들어가겠다고 해서 들어갈 수 있는 나라가 아닙니다. 주님의 길을 믿고서 그 길을 함께 걸어가는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는 나라입니다.

이를 세례자 요한은 충실하게 따랐습니다. 그런데 세례자 요한도 하늘 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보다 작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나의 자리는 어떨까요? 그런데도 그 하늘 나라를 향해 폭행하고, 하늘 나라를 빼앗으려는 말과 행동을 할 수 있을까요? 자신의 위치를 모르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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