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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1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1-19 조회수 : 2584

두 사람에게 담배를 권했는데 각각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저는 담배를 끊었습니다.”

“저는 비흡연자입니다.”


누가 앞으로도 담배를 태우지 않을 가능성이 클까요? 비흡연자라고 말하는 후자라고 합니다. 끊었다고 말하는 전자는 행동 차원의 답이지만, 비흡연자라고 말하는 후자는 정체성 차원의 답이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니 정말로 그런 것 같습니다. 흡연하다가 어느 날 담배를 피지 않는 신부에게 “담배 안 피워?”라고 물었을 때, “끊었어.”라고 대답하는 신부의 대부분은 어느 날 다시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비흡연자야.”라는 식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말을 하는 신부는 쭉 담배를 피지 않았습니다.


정체성은 ‘나는 어떤 사람’이라는 믿음입니다. 행동이 반복되면 습관이 되고, 습관이 깊어져서 정체성이 되는 것입니다. 스스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말을 찾아봐야 합니다. 이 말이 반복되면서 자신이 원하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이상한 정체성을 가져서는 안 됨을 보여 줍니다. 하느님이 안식일의 주인이지, 우리가 안식일의 주인이 아닙니다. 올바른 정체성을 가지고 하느님 뜻에 맞게 살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엿새는 노동을 위해 주셨고, 하루는 기도와 휴식과 죄 씻음의 시간을 주셨습니다. 즉, 하느님과 화해의 시간으로 주인이신 분이 우리를 위해 특별한 시간을 주신 것입니다. 사랑의 시간이고 은총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이스라엘 사람은 화해의 시간인 안식일을 단순히 일하지 않는 시간으로만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안식일의 주인이 계시지만,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고 죄인 취급을 하면서 자신들이 안식일의 주인인 것처럼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상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바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주님의 뜻을 실천하는 행동의 변화를 반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행동의 반복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깊어지면서 주님께서 원하시는 정체성을 간직할 수 있게 됩니다.


주님의 뜻은 사랑에 있었습니다. 이 사랑만을 바라보고 실천해나간다면 분명히 바른 정체성을 가지고 악이 끼어들 틈을 마련하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그만큼 주님과 함께하면서 행복의 삶을 마련하게 됩니다.


(조명연 마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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