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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2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1-29 조회수 : 2871

독립생활을 하는 일부 생명체를 제외하고, 동물 대다수는 본능적으로 사회적 관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생존을 위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뇌가 본능적으로 원한다고 하네요. 특히 사람의 체취와 체온은 정서적 안정감을 가져다주고, 장기적으로 심혈관 질환과 면역 기능에 변화를 줘서 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해리 할로우(Harry Harlow)는 ‘가짜 원숭이 실험’을 했습니다. 새끼 원숭이의 우리 안에 먹이를 주는 ‘철사 엄마’와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헝겊 엄마’를 넣었습니다. 즉, 생존을 위한 먹이에 집착하는지 아니면 부드러운 감촉에 집착하는지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결과는 허기질 때만 철사 엄마에게 가서 우유를 먹을 뿐, 그 외의 시간은 헝겊 엄마에게 붙어 있었습니다. 본능적 욕구보다는 포근하고 따뜻한 품에 애착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더 하다고 합니다. 관계를 맺지 못하면 세상 안에서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거리두기를 하면서 힘들어합니다. 코로나 블루 라는 신종 우울증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거리두기, 자가격리 등이 서로의 건강을 위해서 필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관계 맺기가 필요합니다. 사람과의 관계뿐만이 아닙니다. 주님과의 관계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이 관계를 맺지 않으면, 세상 삶이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고 기쁨과 행복을 느끼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와 매 순간 관계를 맺으십니다. 평범하고 아무런 특징이 없는 일상 같지만, 그 안에서도 당신의 따뜻한 사랑으로 다가오십니다. 그런데 이 주님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세상만을 바라봅니다. 세상 안에서 주님의 사랑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욕심과 이기심을 채울 수 있는 것만 바라봅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어떤 긍정적인 관계도 맺을 수가 없습니다.


뿌린 씨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열매를 맺는 것처럼, 우리가 채 느끼기도 전에 하느님 나라가 다가올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겨자씨가 아주 작고 아주 사소해 보이지만 새들이 깃들일 수 있는 큰 나무가 되는 것처럼, 아주 작고 사소한 우리의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하느님 나라가 완성되어 간다는 것을 이야기하십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날이 올 때까지 막연하게 기다려서는 안 됩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과 사랑의 관계를 맺어가면서 하느님 나라를 완성해야 합니다. ‘나중에’라는 뒤로 미루는 말을 통해서는 커다란 후회만 남기게 될 것입니다.


(조명연 마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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