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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2-07 조회수 : 2812

어느 작가가 길을 걷다가 이런 상호가 붙은 간판을 보았다고 합니다. 

‘민들레의 상실’

작가는 이 상호가 계속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민들레입니다. 그런데 ‘이 민들레의 상실은 과연 무엇일까?’를 계속 생각하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냥 평범한 잡초가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했는데, 다른 잡초와 같은 취급을 받고 있어서 상실감을 느낀 것은 아닐까요? 아니면 민들레 홀씨가 제대로 땅에 떨어지지 못해서 싹을 틔울 수 없게 된 상실일까요? 아무튼 계속해서 ‘민들레의 상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멋진 상호를 보게 된 작가가 다시 간판을 바라보고는 어이가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글쎄 다시 보니 ‘민들레의 상실’이 아니라, ‘민들레 의상실’이었습니다. 진열장에는 여성복이 가득했습니다. 

띄어쓰기 하나의 차이인데 느낌이 확 달라집니다. 그리고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게 됩니다. 우리 인간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평범함이 아닌 특별한 존재로 볼 수 있게 됩니다. 

잘 보아야 할 것입니다. 부정적인 시선 말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봐야 합니다. 미움을 담지 말고 사랑을 담아서 바라봐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십니다. 그런데 주님의 치유를 받기 위해서는 주님 앞으로 모여들어야 했습니다. 시몬의 장모도 주님의 손을 잡아서 치유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우리 모두 주님 앞으로 가야 하며, 주님의 손을 잡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주님을 제대로 바라봐야 하고, 이로써 주님의 뜻을 제대로 따를 수 있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외딴곳에서 홀로 기도하십니다. 하느님을 제대로 바라보고 하느님의 뜻을 제대로 따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자기 생각, 자기 뜻만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중심을 맞추기 때문에 하느님의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예수님께서 보여주셨던 모습처럼 외딴곳에서 홀로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어렵고 힘든 세상, 고통과 시련이 가득한 세상 안에서도 주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신앙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제대로 따르지 못하는 사람은 복음을 선포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참으로 불행할 것이라고 말했지요. 

우리는 이 불행의 주인공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주님과 함께하면서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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