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입 안에서는 전투가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세균 전쟁입니다. 실제로 200종이 넘는 세균이 우리의 구강 내 공간에 서식하고 있다고 하지요. 양치하면 세균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입안이 깨끗해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사라지지 않고 많은 세균이 대부분 그대로 있습니다. 하지만 해를 끼치는 세균은 아주 미세하고 대다수는 일종의 ‘치안경찰’로서 잇몸과 치아 건강을 증진합니다. 만약 이 전투가 없다면 우리의 치아는 머지않아 몽땅 빠져버리고 말 것이라고 합니다.
자기도 잘 모르지만, 제게 도움을 주는 세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세균만 제게 도움을 주고 있을까요? 이 밖에도 내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지 모릅니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생각해보십시오. 이제는 거의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의 스마트폰을 직접 만들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많은 이의 노력으로 만든 이 스마트폰으로 잘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에서 가장 큰 힘은 주님의 도움입니다.
숨을 쉬고 활동을 하고 잠을 자며 쉬는 것 모두가 주님의 도움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모든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감사의 마음을 갖지 못하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은 포도밭 소작인의 비유입니다. 이 비유를 잘 보면, 포도밭 주인이 얼마나 자비로운지 알 수 있습니다. 그가 소작인을 고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맡긴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포도밭을 일구어 울타리를 둘러치고 포도 확을 파고 탑을 세우는 일은 원래 소작인의 몫입니다. 그런데 그 주인이 스스로 합니다. 이렇게 소작인들은 주인에게 큰 은혜를 받은 것이 분명합니다.
주인이 잘해주면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사람이 저럴 수 있느냐면서 사람들의 비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소작인들은 포도밭을 가꾸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포도밭을 빼앗기 위해서 주인의 아들을 죽이기까지 합니다. 참 못된 소작인들입니다.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를 이 비유 말씀을 통해 묵상하게 됩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참으로 많은 것을 얻습니다. 그 모든 것이 주님께서 주신 커다란 도움이며 은혜입니다. 그런데 이 도움에 걸맞게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면서 살고 있을까요? 오히려 주님의 마음에 들지 않는 말과 행동을 반복해서 짓고 있지 않나요?
우리가 행하는 모든 악은 결국 하느님께 행하는 것이 됩니다. 참 못된 하느님 자녀의 모습으로 살아서는 안 됩니다. 못된 소작인이 아닌 착한 소작인의 모습으로 하느님 자녀답게 살아야 합니다.
조명연 마태오 신부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