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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3-07 조회수 : 2981

신학생 때 친구 신학생들과 외출 나갔다가 볼링장에 간 적이 있습니다. 처음 가 본 볼링장에서의 체험은 놀랍고 신났습니다. 볼링핀이 넘어지는 소리에 스트레스가 싹 풀리는 것만 같았습니다. 더군다나 신학교 앞에 있는 볼링장은 세게 그리고 힘차게 굴리면 스트라이크가 많이 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볼링핀이 줄에 매달려 있어서 세게 굴리면 줄이 엉켜서 스트라이크를 낼 때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신나게 볼링공을 세게 굴렸습니다.

하지만 모든 볼링장이 이렇지 않다는 것을 방학 때 가 본 볼링장을 통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줄에 연결되어 있지 않은 볼링핀은 정확하게 공을 굴려야지만 좋은 성적을 낼 수가 있었습니다. 볼링장 코치에게 부탁해서 자세를 배웠습니다. 준비 자세, 스텝 과정, 스윙과 릴리스, 팔로우 스루까지 단계적으로 배웠습니다.

처음에는 이 단계상의 주의사항과 자세 하나하나를 기억하면서 볼링공을 굴렸습니다. 거울을 보면서 제가 똑바른 자세를 하고 있는지를 계속해서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신경을 쓰면서 볼링공을 굴리다 보니,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때는 이 자세에 익숙해졌습니다. 더는 자세와 주의사항을 일부러 기억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냥 몸에서 기억하고 있어서 저절로 그 자세를 행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볼링이 더 재미있어졌습니다.

주님의 길을 가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처음에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따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몸이 기억하게 되면 저절로 주님의 길을 가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연스러울 때 분명히 주님 안에서 커다란 기쁨을 체험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성전을 정화하십니다. 사랑만을 이야기하신 분이 채찍을 휘두르고 돈과 탁자를 엎어 버리는 폭력을 보여주십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하느님에게서 이득을 보려 함으로써 하느님 자체를 더럽히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계신 성전은 시장이 아니며, 이전의 제사 제도는 이제 끝났다는 것을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과거에서 벗어나기를 원하셨습니다. 십계명을 받았던 시나이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전인 예수님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이제까지 오랫동안 하느님과 함께했다면, 그 모든 형식적인 것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을 살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잘못된 모습으로 하느님에게서 멀어졌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성전을 정화하시면서 당신이 새로운 성전임을 밝히셨습니다.

주님만이 우리의 성전이십니다. 그리고 주님과 함께 하는 우리도 그리스도의 성전이 됩니다. 거룩한 성전이 될 수 있도록 우리의 몸과 마음을 주님께 향해야 합니다.


조명연 마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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