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3주일
하느님의 뜻을 새기는 삶
[말씀]
■ 제1독서(탈출 20,1-17)
이스라엘 백성의 이집트 탈출 사건은 해방으로의 진정한 초대였으며, 당신 백성에 대한 하느님의 일방적 은총의 선물이었다. 이와 같은 엄청난 선물 앞에서 이스라엘은 최소한의 능동적 응답을 보여야 했으며, 이는 우선 하느님의 의지가 담겨 있는 율법 가운데 으뜸가는 십계명을 준수하는 일이었다. 오늘 제1독서의 십계명은 해방된 사람은 누구나 하느님 이외에 다른 신을 찾거나 신뢰해서는 안 되며, 안식일 준수로 늘 해방된 삶을 확인하고 살아가야 하고, 이 모든 노력으로 형제 상호간의 의로운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해방 즉 구원으로 이르는 하느님과의 관계는 결국 형제 상호간의 의로운 관계를 전제로 한다.
■ 제2독서(1코린 1,22-25)
바오로가 선교사명을 수행하던 당시 코린토 교회는 특정 사도를 추종한다는 미명하에 분열의 조짐을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바오로 사도는 각 분파가 제멋대로 하느님의 뜻을 해석하고자 하는 움직임에 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 하느님은 인간의 바람을 뛰어넘어 당신을 계시하시며, 그 어떤 분열도 용납하지 않으시는 분임을 천명한다. 독생 성자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죽음으로 모든가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며, 이를 알아듣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바로 참 신앙인이며 슬기로운 사람이다.
■ 복음(요한 2,13-25)
예루살렘 성전에서 제사 때에 사용할 제물 판매에만 몰두해 있던 상인들의 상혼(商魂)은, 당시의 사람들이 제사를 빌미로 하느님에 대하여 얼마나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성전은 더 이상 하느님을 진심으로 섬기고 그분의 뜻을 기리기 위한 참 만남의 공간, 구원의 공간이 아니라, 제물 봉헌만으로 족하다는 왜곡된 의식으로 채색된 공간, 곧 “장사하는 집”으로 변모해 버렸다. 주님의 성전정화 사업은 결국 당신 자신이 바로 새로운 만남의 공간이며, 당신 안에 하느님이 영원히 머물러 계심을 계시하는 몸짓이다.
[새김]
■ 모세나 예언자들을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달된 내용은 하느님의 말씀이었다. 법 개념의 발전으로 결국 ‘율법’으로 표현되기에 이른 그분의 말씀 앞에서 우선 우리는 이 말씀 속에는 하느님의 뜻이 담겨 있으며, 그 뜻은 인간 구원임을 인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율법의 핵심인 십계명을 비롯한 교회의 여러 법과 가르침 앞에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한 번쯤 곰곰이 생각해 볼 때다.
■ 하느님의 뜻은 우리가 모두 하나 되어 아름다운 성전을 이루고, 이로써 구원에 다가섬에 있다. 은총의 사순시기 동안 특별히 우리는 말씀이신 독생 성자의 수난과 십자가상 죽음을 묵상하여 하느님의 확고한 구원 의지를 믿어 고백할 수 있어야 하며, 이 구원 의지가 이 땅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실천하는 사람, 율법에 담긴 하느님 사랑을 감사하고 찬미하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한다.
교우 여러분, 하느님이 즐겨 머무시는 아름다운 성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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