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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9일 _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3-09 조회수 : 3054

그대에게서 나에게로 

 

나를 아프게 한

그대에게서

눈을 돌리겠습니다 

 

잠시가 될지

오랜 시간이 지날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그대를 떠올리면

그대를 향한

참을 수 없는

분노만 치오를 뿐이니 

 

일흔일곱 번은 고사하고

일곱 번이 아니라

단 한 번의 용서도

지금은 할 수 없어 

 

나를 아프게 한

그대에게서

눈을 돌리겠습니다 

 

다만

아파하는 나를

조심스레 바라보겠습니다 

 

그대로 말미암아

몸과 마음이 무너진

나조차 어찌할 수 없는 나를

정성껏 보듬겠습니다 

 

그대로 말미암아

힘없이 쓰러진 나를

굳건히 일으키겠습니다 

 

무조건 용서해야 한다는

윤리적 강박에 짓눌린 나를

자유롭게 풀어주겠습니다 

 

용서의 억지웃음 지으며

아무렇지 않은 양

너그러움이라는 가면을 쓴 나를

솔직하게 드러내겠습니다 

 

다만

자비로우신 하느님께

용서하시는 하느님께

나를 내어드리겠습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통하여

당신의 뜻을

이루시리리라 믿기에 

 

하느님께서

나를 통하여

당신의 뜻을

이루시기를 바라며 

 

있는 그대로

자유롭게

굳게 선 나를

온전히 하느님께

내어드리겠습니다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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