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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2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3-26 조회수 : 3210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실존주의 철학가로 유명한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의 말이 와닿는다고 하는 분도 많습니다. 그는 이런 말을 했거든요.


‘타인은 지옥이다.’


그러나 이 말에 동의하기가 힘듭니다. 특히 오래 살기를 원한다면 이런 생각을 아예 해서는 안 됩니다. 사회적 유대감은 건강 수명을 늘리고 오래 사는 비결 중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외로움은 심혈관계 질환, 성격장애, 정신병, 인지력 저하 등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모든 의료 문제의 원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외로움은 매일 담배를 15개비 피우는 것보다도 더 건강에 해롭다고 합니다. 만성적으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의 경우, 앞으로 7년 안에 죽을 위험도가 자그마치 30%나 증가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사회적 고립보다 함께하는 데 더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갈수록 혼자 살아간다는 생각보다, 갈수록 더 함께 살아야 합니다. 이 함께는 사회적 기준만을 내세우면 절대로 이룰 수 없습니다. 즉, 내가 하나를 받았으니 하나를 줄 수 있다는 합리적 기준보다, 아무것도 받을 것이 없지만 사랑하기에 줄 수 있다는 마음이 있을 때 함께 하는 조건을 만들게 됩니다. 받는 것이 없어서 억울하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내 건강 수명을 늘려서 오래 그리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충분히 많은 것을 받은 것이 아닐까요?


이 함께 하는 것은 주님과 함께할 때 더 쉽게 이룰 수 있게 됩니다. 주님과 함께해야 진정한 사랑을 간직할 수가 있게 되고, 사람들과 함께해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과 함께하지 못하면, 세상의 조건만을 떠올리면서 혼자 고립될 수밖에 없습니다.


유대인들의 비난에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돌 맞을 짓을 하지 않았음을 분명하게 입증해 줄 많은 일을 하셨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이 사실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리스도의 신성에 관해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들은 그분의 인성만 보면서 주님과 함께하지 못합니다.


주님께서는 주님께서 하신 일이라도 믿으라고 하십니다. 그래야 주님께서 하느님 아버지 안에 계신다는 것을 깨달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분명한 말씀으로 유대인들을 설득하신 예수님이십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을 적대적인 마음으로 잡으려고만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손에서 벗어나십니다. 그들에게는 사랑의 마음이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랑의 마음으로 다가오지 않는 사람에게 주님께서는 당신의 몸을 내어주지 않으십니다. 함께할 수가 없게 됩니다.


번아웃


우리나라의 영재들이 미국에 가서 성공한 경우는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습니다.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있고, 또 놀라운 재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30대가 되면 다들 무대에서 사라진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두뇌를 너무 일찍 태워 먹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Burn Out’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20대에 열심히 공부해서, 30대에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한 사람에게는 번아웃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10대, 청소년들을 쥐어짜는 것이 아니라, 30대 학자를 쥐어짜야 이 세상의 과학이 발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두뇌만 그럴까요? 감정에도 번아웃이 있습니다. 사회복지사처럼 감정노동과 사회적 약자를 상대하는 사람의 자살률이 올라간다고 하지요. 번아웃 상태에 들어선 것입니다. 따라서 한계를 넘어서는지 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휴식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말을 참으로 많이 합니다. 그런데 열심히 살기 위해서는 번아웃에 빠지지 않기 위한 휴식의 시간도 필요합니다. 자신을 다시금 되돌아보시길 바랍니다.


(조명연 마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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