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눈이 가리어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였다."(루카24,16)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
예수님의 두 제자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간직한 채로, 예루살렘에서 예순 스타디온(약11km) 떨어져 있는 엠마오라는 곳으로 무거운 발길을 옮깁니다.
그런 그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다가가십니다.
하지만 그들은 눈이 가리어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과 대화하면서 아니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그들의 눈이 조금씩 열립니다.
마침내는 식탁에서 예수님께서 빵을 떼어 주실 때,
그 빵을 먹고 그들의 눈이 완전히 열립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알아보게 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서 사라지셨고,
그들은 서로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루카24,32)
볼 수 있는 것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느님을 믿는 이들,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굳게 믿고 따르는 이들은 보이는 것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눈, 곧 본질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처럼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좋았다."라고 감탄하신 하느님의 창조물을 바라보면서 하느님을 볼 수 있고, 하느님의 숨결을 느낍니다.
특히 하느님의 모상(Imago Dei)인 너를 바라보면서 하느님을 봅니다. 그러니 말과 행동으로 너를 함부로 대하지를 않습니다.
이것이 믿는 이들의 참모습이요,
믿음의 결과인 은총이고 기적입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믿는 이들 안에서 일어나는 은총과 기적에 관한 말입니다. 말씀과 빵의 모습으로 오시는 주님과 온전하게 하나가 될 때 기적이 일어나고,
그 힘으로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오늘 복음과 독서는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사라지고 말 것과 탐욕에 눈이 멀지 말고,
말씀과 성체 안에 머무는 자녀가 됩시다!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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